<8뉴스>
<앵커>
무더위 속에 동물원에서 때아닌 동물 생포작전이 벌어졌습니다. 구제역 예방접종을 하고 있는건데 주사 맞기 싫어하는 건 동물도 마찬가지인 모양입니다.
한세현 기자입니다.
<기자>
주사를 맞지 않으려고 이리저리 달아나는 야생 염소, 간신히 붙잡았지만 엄청난 힘에 사육사들도 쩔쩔맵니다.
장정 셋이 달려 들어서야 간신히 염소를 제압하고 주사를 놓습니다.
사막이 고향인 낙타와 티베트에서 온 라마에게는 아프리카 원주민들의 전통 사냥법이 동원됐습니다.
긴 대롱에 독침 대신 주사를 넣어 쏘는 겁니다.
육중한 코끼리는 다행히 순순히 주사를 맞습니다.
동물원은 코끼리와 큰뿔소, 유럽 들소 등 52종 590여 마리에게 구제역 예방접종을 할 계획입니다.
소나 사슴 같이 발굽이 두 개인 동물은 모두 구제역에 걸릴 수 있어 반드시 예방접종을 실시해야 합니다.
대부분이 국제 멸종위기종이거나 희귀종이어서 구제역에 희생되면 다시 구하기조차 어렵기 때문입니다.
[김보숙/서울동물원 수의사 : 광우병 때문에 수입이 전면 금지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구제역에 걸리게 되면 최악의 경우, 우리나라에서 더이상 야생동물을 볼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한여름 같은 늦더위 속에 동물원 식구들은 쫓고 쫓기는 예방주사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홍종수, 영상편집 : 서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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