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새 집단 학살 등 수백명 사망
반군 시르테 압박…카다피 협상 제안
무아마르 카다피 잔당들이 퇴각하면서 리비아의 수도 트리폴리가 급속히 안정을 되찾고 있지만 생필품 부족 등으로 주민들의 고통이 커지고 있다.
트리폴리 시내는 28일 오후(현지 시간) 반군이 장악했으며 카다피 세력은 대부분 남동부 지역으로 물러나 흩어졌다.
이에 따라 반군은 카다피 잔당이 숨어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건물들을 수색하고 거리 곳곳에 검문소를 설치해 운영하는 등 치안 유지에 주력했다.
트리폴리에서는 지난주 격렬한 전투가 이어지면서 주요 3개 병원을 통해 집계된 사망자만 230명에 달했다.
그러나 트리폴리 남부 아브 살림에 있는 병원 건물에서 200구가 넘는 시신이 무더기로 나왔다.
카다피측 카미스 여단이 퇴각하기 전인 지난 23일에 창고에 불을 질러 민간인 50여명을 집단 학살한 것으로 추정되는 현장도 발견되는 등 인명피해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트리폴리는 일단 교전은 가라앉았지만 기반시설이 파괴되고 행정 공백이 빚어지면서 물과 식량이 부족하고 전기와 연료 공급도 원활하지 못해 200만 시민들은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의료진과 의약품 부족으로 병원에서는 부상자들에 대한 치료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과도국가위원회(NTC)는 27일부터 휘발유 배급을 시작했고 28일부터 디젤과 전기, 물 공급을 시작하는 등 도심 기능을 정상화하기 위한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마흐무드 샤맘 NTC 대변인은 "트리폴리는 42년간 독재자의 강압 아래 있었기 때문에 이제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한다"면서 "어려운 시기를 최소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사회도 긴급 구호에 적극 나서 국제적십자위원회는 전날 외과 수술팀을 파견했고 영국은 의료진과 의약품, 식량 지원계획을 발표했다.
앞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아프리카연합(AU), 아랍연맹(AL), 유럽연합(EU), 이슬람협력기구(OIC) 지도자들과 화상회의를 연 뒤 리비아 당국이 요청할 경우 경찰력을 지원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면서 국제사회에 긴급 구호를 호소했다.
반군과 나토는 이날도 트리폴리 동쪽 400㎞ 지점에 위치한 카다피의 고향인 시르테에 대한 압박의 강도를 높였다.
반군은 전날 시르테에서 동쪽으로 100㎞가량 떨어진 빈 자와드로 진격했으며, 시르테 서쪽 30㎞ 떨어진 곳까지 진격해 동서 양쪽에서 포위망을 좁혀가고 있다.
나토 폭격기들은 반군의 진격을 돕기 위해 지난 25~27일 시르테로 집결하는 카다피군의 장갑차, 무기 적재 차량을 파괴하고, 지휘통제시설, 방공호, 군관측소, 요새 등 시설물을 집중 타격했다.
반군은 동시에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시르테의 부족 지도자들에게 항복하도록 권유하는 협상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한 반군 지도자는 "시르테를 점령하는 데는 열흘 이상 걸릴 것"이라고 관측한 뒤 "우리의 목표는 피를 흘리는 것이 아니라 해방이기 때문에 시르테 지도자들과 협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다피 정권의 무사 이브라힘 대변인은 이날 AP통신에 전화를 걸어 카다피는 리비아에 있으며 반군에 과도 정부 수립에 관한 협상을 제안했다고 주장했다.
이브라힘 대변인은 카다피의 아들 사디가 협상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으나 반군은 항복할 때까지 협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카다피와 측근들이 방탄 벤츠 차량 6대를 타고 알제리로 넘어갔다거나 짐바브웨로 망명했다는 보도도 나왔으나 반군과 나토는 이런 보도에 무게를 실어주지 않고 있다.
(트리폴리<리비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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