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황 호전되고 있지만 상승세 꺾기엔 역부족
정부가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올해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는 주요 근거는 농산물 가격의 고공행진이다.
우기가 길어지면서 일조량 부족으로 작황이 부진한 데다 비가 오면 보통 산지에서 출하작업에 차질이 빚어지기 때문에 필요한 물량이 시장에 풀리지 않아 농산물 가격의 상승세를 부추긴다.
8월말에 들어서면서 기상여건이 개선되고 이에 따라 농산물의 수급상황도 점차 좋아지고는 있지만 추석이 다가오면서 명절 수요가 집중돼 가격 오름세가 더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28일 농수산물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건고추(화건상품)의 전국 평균소매가는 600g당 1만1천390원으로 1년 전 7천283원보다 56%나 급등했다.
건고추 가격은 한달 전보다는 4%가량 올랐다.
고추가격이 폭등한 것은 봄철 이상 한파를 거쳐 여름에는 오랜 장마가 이어지면서 탄저병과 역병 등 각종 바이러스가 발생해 작황이 크게 악화한 것이 주원인으로 지목된다.
전국 평균 시금치 1㎏ 소매가격은 1만1천877원으로 한달 전보다 49% 급등했다.
고랭지 배추 1포기 가격은 4천98원으로 한 달 전 3천82원보다 33% 올랐으며, 호박(조선애호박)도 1개에 2천707원으로 1개월 전보다 45% 올랐다.
쌀 등 식량 작물은 최근 변동폭이 크지는 않지만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상승세가 여전히 높았다.
주식인 쌀(일반계)의 20㎏ 소매가격은 4만4천64원으로 1년 전보다 8%가량 올랐다.
쌀은 벼 이삭이 패는 시기에 비가 자주 내리면서 쭉정이가 많이 늘어나는 등 벼의 생육상태가 좋지 않아 공급물량이 줄었다.
콩(백태) 1㎏의 평균 소매가격은 1만1천529원으로 1년 전에 비해 가격이 38% 뛰었다.
신고배 10개 한 상자 가격은 지난 19일 기준 4만2천904원으로 1년 전보다 77% 급등했으며 한 달 전보다 8.5% 뛰었다.
사과(후지) 10개 가격은 2만8천304원으로 1년전보다 26%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8월 중순까지 주요 농산물의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지만 8월말로 들어서면서 비가 그치고 일조량이 많아지면서 작황이 개선되고 있는 것은 물가압력을 낮추는 긍정적인 요인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8월 하순으로 가면서 기상여건이 좋아져 농산물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서고 있다"며 농산물발(發) 물가상승 압력은 서서히 완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농수산물유통공사도 지난 22일 `주간 알뜰 장보기 물가정보'를 통해 배추값 오름세는 완화하고 제철과일 값은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aT는 "배추는 중부 이북 지방 기상이 좋을 것으로 예보돼 산지 출하작업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품질도 점차 좋아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복숭아와 포도는 본격 수확철을 맞아 공급량이 늘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달말에 농산물의 작황과 수급이 개선되고 있다고 해도 통계청의 8월 소비자물가 조사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이 문제다.
통계청은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금반지는 매월 5, 14, 23일이 포함된 주중 하루를 골라 월 3회 가격 조사를 하고 있다.
따라서 8월초와 중순까지 농산물 가격이 많이 올랐기 때문에 이달말의 작황과 수급상황 개선은 물가조사에서 그간의 가격상승분을 상쇄하기 어렵다는 기술적인 문제가 있다.
농산물가격뿐 아니라 가공식품·석유제품 등 공업제품과 집세와 개인서비스 등 서비스가격의 오름세가 전반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도 8월 물가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이다.
기획재정부 윤종원 경제정책국장은 "농산물 가격을 집중 점검한 결과, 8월 초ㆍ중순까지 가격이 상당히 많이 올랐다"며 "농산물 가격불안으로 인해 내달 1일 발표되는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7월의 4.7%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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