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의 '포스트 카다피' 지원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리비아 반(反) 정부군 대표기구인 국가과도위원회(NTC)가 서방 각국에 동결된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의 비자금을 환수하는 데 총력 외교전을 펴고 있다.
카다피와 그 가족, 측근들의 명의로 해외에 은닉됐다가 동결된 자금은 미국 300억 달러, 영국 200억 달러 등 총 1천100억 달러(약 120조 원)에 달한다.
리비아 반군에게는 새 정부 수립과 내전으로 파괴된 기간시설 복구, 주민들을 위한 식량과 의약품 지원 활동 등에 카다피 비자금이 절실한 상황이다.
특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미국 은행에 동결된 비자금 15억 달러(약 1조6천억 원)의 방출 허용 여부를 놓고 금주 중 투표를 실시할 예정이어서 반군 지도부의 발걸음은 더욱 바빠지고 있다.
NTC 2인자인 마무드 지브릴은 24일 오후 파리에서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면담을 갖고 새 정부 수립을 위한 청사진을 제시하며 동결 자금 해제에 협력해줄 것을 요청한 데 이어 25일에는 밀라노로 이동해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와 만나 경제협력 복원 문제를 논의했다.
과거 리비아를 식민 지배했던 이탈리아는 리비아의 최대 경제협력 파트너로, 내전 발발 이전인 지난해 교역 실적이 160억 달러에 달했다.
이탈리아 석유회사 에니(ENI)는 리비아산 원유에 크게 의존해왔고, 카다피 일가와 측근들은 이탈리아 금융과 스포츠산업 등에 지분을 갖고 있다.
앞서 NTC 대표는 24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미국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독일, 터키 등 리비아 '연락그룹' 회의에서 자국민들에게 체불 임금을 주기 위해 동결자산 중 50억 달러를 우선 해제해줄 것을 요청했다.
또 NTC의 대변인 자격으로 스위스 제네바에 주재하는 외교관 아델 샬투트는 24일 "스위스는 리비아가 고난의 시기를 겪는 동안 매우 건설적인 방향으로 대처해줬다"며 "NTC는 스위스와의 협력을 강화하기를 원하며, 동결된 자산이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반환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스위스 뉴스통신이 전했다.
스위스 정부가 동결한 자국 내 리비아 관련 자산은 총 6억5천만 스위스프랑(약 8천500억 원)에 달한다.
샬투트는 또 NTC가 베른에 주재할 새 대사를 임명했으며, 스위스 정부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는 별도로 NTC 대표단들은 세계보건기구(WHO) 본부를 방문, 마거릿 찬 사무총장을 만나 의료 인력과 의약품 지원을 요청했다.
(제네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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