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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러' 김정일, 중국 경유 가능성…의도는?

입력 : 2011.08.25 03:40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치고 24일 귀국길에 오른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중국 경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그가 중국을 거친다면 그 배경이 무엇일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러시아 현지 소식통들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이날 북·러 정상회담을 마친 뒤 울란우데를 떠나면서 귀국 행로로 시베리아횡단철도를 택했다. 현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김 위원장이 시베리아횡단철도에서 갈라지는 만주횡단철도를 통해 중국을 거쳐 귀국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만주횡단철도를 이용한다면 김 위원장이 네이멍구 만주리(滿洲里)를 통해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을 거치는 것을 점칠 수 있다.

김 위원장이 중국을 경유한다면 그 배경이 무엇일지가 관심사다.

우선 귀국 노선을 대폭 단축할 수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중국을 경유하면 시베리아횡단철도를 이용하는 것보다 적어도 1천500㎞를 줄일 수 있다. 건강이 상당 부분 회복됐다는 분석이 있지만 장거리 여행을 소화하기에는 여전히 부담스러운 체력인 김 위원장으로서는 귀국 거리 단축을 통해 피로를 줄일 수 있다.

북·러간 밀착을 경계하는 중국에 방러 결과를 설명하면서 이번 러시아 방문에도 불구하고 중국과의 긴밀한 협조 관계에는 변함이 없다는 점을 강조, 중국과의 불필요한 마찰을 불식시키려는 의도도 깔렸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는 한국과 미국, 일본 등 서방국가에 대해 북·중 공조체제가 여전히 공고하다는 점을 과시하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다시 말해 북·중·러 3국의 긴밀한 협력체제가 가동되고 있음을 강조해 국제사회 제재에도 북한이 쉽게 고립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줌으로써 한국이나 미국과의 대화를 유도해내려는 포석이 깔릴 수 있다는 얘기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라선자유무역지대를 중심으로 한 두만강 유역의 북·러간 경협 논의가 이뤄졌다면, 북한은 러시아의 참여 의지를 중국에 전달하면서 두만강 일대 북·중·러 3국 경협이라는 새로운 틀의 협력관계 구축을 중국에 제의할 가능성도 있다.

라선지역 공동개발을 포함한 북한과의 경협에 독자적으로 참여하는 데 대한 경제적 부담과 국제사회의 비판 여론을 의식하는 중국으로서도 러시아가 가세한다면 훨씬 홀가분해질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북·중 차원에 머물던 두만강 유역 경협이 북·중·러 3국 협력체제로 발전하게 돼 애초보다 훨씬 커진 규모로 발전할 수 있으며 북한으로서는 중국만 참여하는 것보다 더 나은 조건을 확보하는 셈이다.

이런 시나리오대로라면 김 위원장으로서는 북·러간 논의된 경협 내용을 설명하고 보다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라도 중국을 거칠 필요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김 위원장이 중국을 경유할지를 단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울란우데 동쪽의 자바이칼스크주(州) 카림스캬역에서 러시아 극동으로 향하는 노선과 중국으로 향하는 만주횡단철도가 분기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가 중국을 거칠지를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는 시점은 카림스캬역을 지나는 25일 오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선양=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