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의제 원칙적 합의 전망…실효성은 미지수
귀로에 블라디보스토크서 푸틴과 회동 가능성 주시
정부 당국은 24일 러시아의 울란우데에서 열리는 북한과 러시아의 정상회담을 예민하게 지켜보고 있다.
양국 정상의 합의내용에 따라 북핵 6자회담 재개를 중심으로 하는 한반도 정세흐름과 동북아 경제협력 구도 전반이 적지않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뉴욕 북미대화 이후 후속 남북-북미대화 '2라운드'를 모색하는 북핵외교 당국자들로서는 양국 정상이 6자회담 재개에 대해 어떤 수준의 합의를 도출해낼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부는 일단 '경제'가 중심 화두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남-북-러 가스관 연결과 시베리아횡단철도(TSR) 및 한반도종단철도(TKR) 연결 등 대규모 경협프로젝트들이 핵심 의제가 될 것이라는 얘기다.
관심사는 어떤 수위와 내용의 합의를 이끌어내느냐다.
거론된 사안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추진돼온 과제들이지만 3국 간 복잡한 이해조정과 비용부담, 기술적 난제 등으로 인해 의미있는 진척을 보이지 못해온 탓이다.
외교가에서는 현실적으로 투자 여력이 있는 남한이 빠진 상태에서는 북한과 러시아가 실질적 논의를 진행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알맹이 있는' 각론상의 합의 보다는 원칙적인 총론상의 합의에 그치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러시아가 가스관 연결 사업에 적극적인 데다 북측도 어차피 장기적인 사업인 만큼 교묘한 표현으로 합의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철도 연결 사업 역시 남-북-러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북-러 구간 연결에는 이해를 같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당국자는 "북러가 원론적 수준의 합의를 하면서 남측에 공을 떠넘기려고 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북러 간 경협 프로젝트는 북핵 논의와 필연적으로 연계돼 있다는 게 외교가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북한이 선행적으로 태도변화를 보이지 않는 한 한미 등 주변국의 동의를 이끌어내기 어렵고 이는 경협 프로젝트가 실효성을 얻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다른 당국자는 "경협 문제는 상당히 오래전부터 북러 간에 논의돼 왔지만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면서 "가장 큰 장애물은 북한의 태도 때문이며, 앞으로도 북한이 바뀌지 않는 한 과거와 달라질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 당국자들은 경협 프로젝트보다도 북러가 어떤 내용과 방향으로 6자회담 재개 문제를 협의할지에 보다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특히 러시아가 경제협력을 지렛대로 북한에 대해 비핵화 선행조치를 압박함으로써 남북-북미 후속대화에 가속력을 붙여주기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한 당국자는 "북중 정상회담에서도 늘 이야기는 요란하지만 이후 특별히 진척된 것이 없지 않나"라면서 "북러 간 합의가 나와도 뭔가 실제로 진행되려면 북한이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서 '행동'을 보여줘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외교가에서는 현실적으로 북핵 문제를 둘러싼 양국 간 논의 역시 의례적인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북한은 기본적으로 핵 문제를 미국과 협상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러시아를 상대로 원론적 수준 이상의 '카드'를 내보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정부 당국자는 "북러 정상회담에서 핵 문제도 다뤄지기는 하겠지만 깊이 있는 논의는 북한이 피할 것"이라면서 "북한이 비핵화 사전조치와 관련해 러시아에 '선물'을 주지는 않을 것이다.
핵 문제에 대해서는 러시아와 북한이 모두 논의하는 모습을 갖추는 정도가 적절한 성과라고 여길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메드베데프 대통령과의 회담이 끝난 뒤 곧바로 귀국길에 오를 것으로 알려져 이후의 행로에 외교가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지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만주횡단철도(TMR)를 이용해 중국을 거쳐 귀국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만주횡단철도의 종착역은 블라디보스토크다.
주목할 점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가 2012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준비를 위해 오는 26일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할 것으로 알려진 점이다.
이에 따라 두 사람이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회동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김 위원장과 푸틴 총리는 지난 2002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정부 당국자는 "푸틴 총리가 조만간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김 위원장은 푸틴 총리와의 회동을 희망하고 있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두 사람이 만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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