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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다피 42년 독재 사실상 '붕괴'…수도 함락

윤창현 기자

입력 : 2011.08.23 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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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카다피의 42년 독재 사실상 숨이 끊어졌습니다. 수도 트리폴리가 대부분 시민군 수중에 들어왔고 카다피 관저 부근에서 마지막 전투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카이로 윤창현 특파원 전화로 연결합니다. 윤창현 특파원! (네, 카이로입니다.) 지금 트리폴리 상황은 여전히 전투 중입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이 시간 현재 트리폴리 시내 중심부는 대부분 시민군에 의해 장악된 상태입니다.

하지만 지금도 여러 곳에서 교전이 계속되고 있는데, 특히 양측이 가장 치열한 교전을 벌이고 있는 곳이 카다피 관저로 알려진 외곽의 밥 알 지지야 요새 주변입니다.

카다피가 여러 차례 대중연설을 하며 결사 항전을 외치던 곳인데, 현재 이곳 주변 500m 근방까지 시민군이 접근해 있는 상태입니다.

이곳에서 양측이 10여 시간째 지금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습니다.

카다피군도 탱크와 중화기를 동원해서 격렬하게 저항하고 있고, 하지만 외곽의 시민군들이 보급품을 싣고 속속 시내로 진입하고 있고 도심의 90% 이상을 장악한 상태여서 완전한 트리폴리 함락은 시간 문제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시민군측은 앞으로 반나절 정도면 트리폴리를 완전히 함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시민군의 완벽한 승리, 원동력은 뭐라고 보십니까?

<기자>

우선 지난 6개월간의 나토 공습으로 카다피군 전력 상당수가 파괴되면서 제대로 된 저항을 하지 못했습니다.

이 와중에 지난 주말 튀니지와 연결된 핵심적인 보급로인 서부 알 자위야가 시민군 손에 넘어가면서 카다피 측이 결정적 타격을 입었습니다.

이렇다 보니 어제(22일) 새벽 시민군은 카다피의 핵심 친위부대로 알려진 카미스 여단 기지를 아주 손쉽게 장악했고, 여러 곳에서 거의 아무런 저항도 받지 않은 채 무혈입성하기도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시민군은 카다피의 후계자로 지목된 둘째 아들 알 사이프 이슬람과 모하메드 등 세 아들을 생포하는 전과를 올리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이 시각 현재 카다피는 어디에 있는 겁니까?

<기자>

한때 망명설이 나돌던 카다피는 일련의 상황으로 볼 때 아직까지 리비아 내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시민군의 트리폴리 진격 직전까지 육성메시지를 방송하며 저항을 독려해 왔는데, 하지만 이 시간 현재는 '행방이 묘연하다' 이렇게 볼 수 있겠습니다.

시민군측은 아직 카다피가 밥 알 아지지야 요새나 근처에 머물면서 최후의 저항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일각에선 최근에 공개된 육성 메시지의 음질이 크게 떨어지는 점으로 볼 때 이미 고향이 시르테나  남부 사막지대로 도망쳤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기도 합니다.

한때 카다피가 최후의 반격으로 스커드 미사일로 석유시설을 공격하거나, 화학무기를 쓸 지도 모른다는 관측이 나왔었지만, 이미 수도 트리폴리를 포함해 핵심적 군사시설들이 파괴되거나 시민군에게 장악당한 상태여서 그런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고, 은신처가 어디인지는 분명치 않지만 카다피가 숨어 저항하다 이라크의 독재자 후세인처럼 체포돼 굴욕적인 최후를 맞거나, 아니면 스스로 목숨을 끊을 가능성이 현재로선 가장 높아 보인다는 분석입니다.

<앵커>

리비아가 제2의 이라크가 될 가능성도 크다는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오던 데 왜 이렇습니까?

<기자>

시민군 측의 국가과도위원회는 그동안 리비아 동부 벵가지에 거점을 두고 카다피 측과 내전을 벌여 왔는 데, 트리폴리 함락이 기정사실화되면서 곧 과도위원회 본부를 트리폴리로 옮길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세계 40여 개국이 시민군의 국가과도위원회는 리비아의 유일한 합법 정부로 인정한 상황인데, 과도위원회는 일단 시민군 측이 리비아를 장악하면 늦어도 8개월 내에 헌법을 만들어서 의회를 구성하고 권력을 이양하는 작업에 들어가겠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내전이 동-서간의 종족 분쟁 양상으로 진행된 면이 있고, 또 시민군 내부도 워낙 다양한 세력으로 구성돼 있어 향후 카다피 축출 후의 권력을 차지하려는 암투가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럴 경우 이라크처럼 내부 혼란이 장기화되면서 또다른 형태의 내전을 부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