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두색을 좋아하는 여인' 새 별칭 생겨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네 번째 부인으로 알려진 김옥(47)이 이번 러시아 방문에도 동행해 북한의 사실상 '퍼스트레이디'임을 다시 한번 과시했다.
김 위원장이 러시아 극동지역 최대 수력 발전소인 '부레이 발전소'를 둘러보고 방문록에 서명할 때 김옥은 김 위원장의 오른 쪽에 서서 무언가 조언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김옥은 2001년 모스크바 방문과 2002년 극동지역 방문 때도 '비서' 신분으로 따라가 김 위원장을 가까운 거리에서 챙기며 보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는 2004년 사망한 김 위원장의 세 번째 부인인 고영희가 살아 있었지만 투병 중인 시점이어서 '퍼스트레이디'로 행세하기보다는 비서로서 역할에 더 충실했다는 후문이다.
김옥은 올해 5월 중국 방문 때도 김 위원장과 같은 차에서 내리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지난해 5월과 8월, 올해 5월 김 위원장의 방중 당시에도 한 중년 여성이 격식 있게 옷을 차려입고 정상회담장과 만찬장에 나타나 김옥이 아니냐는 추정이 나왔다.
올해 5월 김 위원장 방문 당시 김옥은 경호원으로 추정되는 남성이 차문을 열어주며 머리를 숙이자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를 받는 모습을 보이고 경호인력에 둘러싸여 걷는 등 최고의 예우를 받고 있음을 보여줬다.
김옥은 중국 방문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 러시아 방문에서도 연두색 재킷을 입고 나타나 '연두색을 좋아하는 여인'이라는 별칭을 낳고 있다.
김옥은 고영희 사망을 전후로 김 위원장의 안방을 차지한 이후 단순히 부인으로서가 아니라 김 위원장의 국정운영을 보좌하면서 사실상 국정 전반에 깊이 관여하고 있어 외국방문 동행은 자연스러워 보인다.
평양음악무용대학(현 김원균 명칭 평양음악대학)을 졸업한 김옥은 1980년대 초부터 고영희가 사망할 때까지 김 위원장의 서기실(비서실) 과장 직함으로 김 위원장의 업무를 특별보좌해온 덕에 일찍부터 정치와 권력의 생리에 눈을 뜬 것으로 알려졌다.
김옥은 2000년 10월 조명록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이 김 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했을 때 김 위원장의 특명을 받아 국방위 과장 자격으로 동행했고, 2005년 7월 김 위원장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을 만나는 자리에도 동석했다.
그동안 김옥을 직접 만난 남측 관계자들은 "단순한 비서 이상의 역할을 하고 있었고 약 시간과 음식을 직접 챙기는 모습을 보여 부인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고 증언한다.
한 북한 전문가는 "김 위원장의 외국방문 때마다 넷째 부인 김옥이 함께 있는 모습이 포착돼 대내외적으로 퍼스트레이디임을 보여준 셈"이라며 "김옥은 다양한 형태로 북한의 각종 정책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