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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의 주인공은 산이다.
우리는 '민족의 영산'이라 숭상하고, 저들은 '청조(淸朝)의 발상지'라 주장하는 하나의 산. 우리가 "백두"라 부르는 이 산을 저들은 "장백"이라 한다.
산의 남쪽에는 '비(碑)’가 있었다. 원래 이름은 강원비(江原碑)로, 압록강과 토문강(土門江)의 원류를 표시하여 이 강을 조-청 간의 국경으로 삼을 목적을 지녔다. 그러나 1712년, 이 강원비를 세운 청나라 오라(길림)총관 목극등은 토문강을 두만강으로 착각하였고, 그래서 두만강 원류에 비석을 세운 것이라 생각했다. 당시 조선 측 접반사 박권이 이러한 오류를 지적하였지만 목극등은 무시하였고, 마침내 간도 지역을 둘러싼 비극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200여년이 지난 1931년 7월 29일. 바로 전날까지 그 자리를 지키고 있던 비석이 밤새 소리 없이 사라졌다. 학계에서는 일제의 소행일 거라는 추측이 일반적인 가운데, 현재는 이 비석의 효력을 두고 한-중-일 학자들 사이에 의견이 분분한 상태다. 이른 바 백두산정계비(白頭山定界碑). 조선인들은 이 산이 우리 땅이기도 하고, 저들 땅이기도 하다고 인식하였다.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