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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흥업소 여종업원 상대 사기도박, 수법보니

김아영 기자

입력 : 2011.08.13 07:56|수정 : 2011.08.13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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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은어와 손동작 신호, 카드 패를 읽을 수 있도록 특수 제작한 콘텍트 렌즈까지, 영화에 나오는 기발한 수법으로 사기 도박판을 벌인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김아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화면 아래쪽 남성이 오른손을 편 채 바닥에 내려놓자, 누군가 2번 카드를 내놓습니다.

살짝 주먹을 쥐었더니 이번에는 5번 카드가 등장하고,

[카드가 무슨 올림픽이야.]

[아, 판판이(도박판 은어) 넘어가는구먼.]

'판판이'라는 단어를 얘기하면 어김없이 3번 카드가 나타납니다.

54살 이 모씨 등 7명은 서울 강남 일대 오피스텔에서 유흥업소 여종업원들을 상대로 이렇게 사기도박을 벌였습니다.

특수 카드와 특수 콘텍트렌즈도 동원됐습니다.

저는 지금 도박장에서 사용됐던 특수 렌즈를 착용한 상태입니다.

카드가 모두 뒤집혀 있는 상태인데도, 클로버 7, 스페이드 5, 이렇게 카드패를 모두 읽을 수가 있습니다.

카드 모양별로 기호를 정해 형광물질로 미리 표시를 해 둔 것입니다.

지난 5년 간 22명의 피해자가 잃은 돈만 모두 100억 원.

도박 빚을 감당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경우도 있었습니다.

[사기도박 피해자 : 1억 잃은 애도 있고, 2억 넘게 잃은 애도 있고 다 액수가 (커요.) (자살한) 언니도 다 빚 때문에 그래요. (도박자금 때문에) 사채빚 가게빚이 자꾸 생기니까.]

유흥업소 여종업원들은 씀씀이가 큰 반면 도박에는 익숙치 않아 사기단의 표적이 됐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한 모씨/피의자 : 저도 가담을 해서 같이 게임을 한 대여섯 차례 해봤지만, (피해자들에게) 의심을 산 부분이 없던 것 같습니다.]

경찰은 이 씨 등 4명을 구속하고 3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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