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강릉 경포해변으로 피서를 온 한모(49.서울)씨는 싱싱한 산오징어를 먹으려고 횟집을 찾았지만, 메뉴판을 이러 저리 넘기기만 하다 그냥 횟집을 나왔다.
산오징어 4∼5마리를 썬 한 접시(2㎏)에 4만원이나 하기 때문이다.
피서 절정기를 맞아 동해안 대표 어종인 오징어 수요는 늘어나고 있지만, 어획량이 저조해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이 때문에 대표적 오징어 주산지인 강릉시 주문진 수산시장에서는 싱싱한 산오징어를 찾아보기 힘들 뿐 아니라 횟집 식탁에서도 피서객들이 즐겨 찾는 산오징어 구경하기가 쉽지 않다.
9일 강릉시에 따르면 실제로 올해 들어 지난 3일까지 관내 어선의 오징어 어획실적은 99만6천594㎏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8%가 줄었다.
오징어뿐 아니라 가자미는 48%, 문어는 6%, 복어는 36%, 대구는 62%, 임연수어는 95%가 전년보다 각각 줄어 어민들이 극심한 어획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냉해 피해로 오징어잡이가 예년만 못한 상태에서 오징어 성어기인 7∼8월 중국어선들이 북한 해역에서 남하하는 오징어를 치어까지 남획하는 쌍끌이 조업으로 싹쓸이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북한 해역에서는 현재 900여 척의 중국어선이 조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요즘 동해안에서는 연근해 채낚기 어선 20∼30여 척이 강원 연안과 울릉도, 독도 인근 해상에서 오징어 조업을 하고 있지만, 전체 어획량은 예년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저조하다.
강릉수협 위판장에선 8일 대화퇴 근해에서 잡아온 370급(1급 20마리)의 오징어가 1급에 최고 7만4천원에 거래됐지만 며칠 전에는 1마리에 4천450원꼴인 무려 8만9천원에 위판됐다.
속초에서는 무려 1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요즘 강릉 주문진에서 거래되는 산 오징어는 300∼600급 정도고, 많아도 1천 급을 넘기기 어렵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경우 오징어 어획량이 많아 소비량이 많지 않은 평일에는 1급당 2만5천∼3만2천원선에, 주말과 휴일에도 4만∼5만원선에 거래됐고 거래량도 2천500급에 이르렀다.
강릉수협 관계자는 "냉해에 이은 성어기 중국어선의 싹쓸이 조업으로 수요가 많은 피서철 오징어를 맛보기 어렵다"라며 "바다사정을 예측할 수 없어 언제 사정이 나아질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경포해변 인근의 한 횟집 주인 강모(53.여)씨는 "산오징어는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회이지만 요즘은 너무 비싸 선뜻 주문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라며 "뜸을 들이다 겨우 주문하는 경우가 많거나 아니면 아예 다른 종류를 시키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비싼 오징어 때문에 최근 열린 제8회 주문진 해변 축제 현장에서 맨손 오징어 잡기 체험 및 시식 행사의 주최 측은 산오징어 물량확보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강릉=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