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뉴스 > 생활·문화

[취재파일] 가짜 IQ 검사 발표

김정기 기자

입력 : 2011.08.05 17:58|수정 : 2011.08.05 19:15


컴퓨터를 이용해 인터넷에 접속할 때 누구나 브라우저라는 소프트웨어를 사용합니다. 브라우저에는 익스플로러와 파이어폭스, 크롬 등이 있습니다. 모두 각각 다른 회사가 만든 것입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어떤 브라우저를 사용하시나요?

국내 컴퓨터 이용자들은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소프트웨어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만큼 많은 분이 익스플로러에 익숙하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캐나다의 한 지능심리측정 컨설팅 회사가 재미있는 자료를 발표했습니다.

이 내용은 영국 BBC 인터넷판을 비롯해 세계 주요 언론사 홈페이지를 통해 보도됐습니다.

이 컨설팅 회사는 인터넷 사용자 10만 명을 상대로 온라인 아이큐 테스트를 했습니다. 그런데 예상 외의 결과가 나왔습니다. 연구 결과를 보면, 익스플로러 사용자의 IQ가 평균 80으로 나왔습니다. 그러나 파이어폭스와 구글 크롬 프레임 사용자의 IQ는 100 이상으로 나타났습니다. 카미노와 오페라 브라우저 사용자는 120을 넘으며 가장 높은 IQ를 자랑했습니다.

또 흥미로운 것은 익스플로러의 버전에 따라 IQ가 다르게 나타났습니다. 익스플로러 7 사용는 6 사용자보다 높은 IQ를 보였고 8사용자는 7 사용자보다 높은 IQ를 나타냈습니다.  익스플로러 8 사용자가 익스플로러 사용자 가운데 가장 높은 IQ를 보였습니다. 최신 제품일수록 사용자의 IQ가 높다는 주장이었습니다.

이어 "이번 연구 결과는 개인의 인지 능력과 웹브라우저 선택 사이에 상당한 상관 관계가 있다"면서  "IQ가 낮은 사람들이  브라우저를 업그레이드 하거나 바꾸기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여기에서 나온 것과 같이 업그레이드를 하지 않는다고 사용자의 IQ가 낮다는 주장은 개인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웠습니다. 또 발표 자료를 자세히 검토해 보면, 결과에 대한 설명이 충분히 않다는 점이 이상했습니다.

인터넷 익스플로러 사용자들은 이번 결과에 대해 강한 불만을 나타냈고 법적 대응까지 검토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여기서 언급된 카미노는 모질라파운데이션의 맥 OS용 브라우저이며, 크롬은 구글의 브라우저입니다. 또 오페라는 노르웨이에서 개발된 브라우저입니다.)



이 같은 내용은 영국 BBC와 텔레그래프 인터넷판이 보도하면서 인터넷을 타고 빠르게 확산됐습니다. 이 보도 내용을 보고 많은 전문가들이 다양한 의견을 내주셨습니다. "익스플로러는 컴퓨터에 기본적으로 설치돼 있기 때문에 새로운 브라우저를 다운받고 설치할 줄 모르는 사람은 결국 이 브라우저만 사용하게 된다. 그런데 IQ가 낮아진다고?!", "실험 대상자가 분명하지 않다" 등 결과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습니다.

BBC는 하룻만에 또 다른 흥미로운 내용을 보도했습니다. 이 컨설팅 회사가 발표한 내용이 모두 가짜라는 것입니다. 모두 정교하게 꾸며진 거짓말이라는 얘기입니다. Aptiquant라는 컨설팅 회사 홈페이지를 보면 "Internet Explorer Study Was Indeed A Hoax"라는 제목이 올라와 있습니다. 전체가 거짓말이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인터넷 호환성이 떨어지는 익스플로러 6 사용에 대한 경각심을 주기 위해 이런 거짓 자료를 만들었다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언론들은 하루 동안 이 자료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을 했고 많은 익스플로러 사용자들이 불쾌한 느낌을 받았을 것입니다. 이 업체는 그럴 뜻은 전혀 없었다고는 설명했지만요.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