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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21] ② 자연을 잃어버린 천 마리의 반달곰

입력 : 2011.08.03 13:51|수정 : 2011.08.03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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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충청남도 청양 야산에서 반달가슴곰 한 마리가 사살됐다. 그 반달곰은 사육곰이었다.

녀석은 어렸을 때 녹슨 철장을 뚫고 탈출에 성공해 2년을 야생에서 살았다. 그러나 결국 산 채로 포획돼 식물원 반달곰 우리로 보내졌다. 그러나 2년여 만에 다시 우리 밖으로 도망쳤다 사살된 것이었다.

이 반달곰을 쫓았던 사냥꾼들은 녀석에게 '해방이'라는 이름을 붙여줬다. 자유를 꿈꾸며 두 차례나 탈출에 성공했기 때문이란다.

해방이 같이 사육을 목적으로 키워지는 반달곰이 국내에 무려 천 마리가 있다. 지난 1981년 정부는 농가소득 증대를 위해 곰 사육을 권장했다.

그러나 반달곰이 멸종 위기종으로 지정되고 법이 바뀌면서 녀석들은 그야말로 애물단지가 됐다. 정부의 근시안적인 정책 때문에 사육농가는 손해만 보고 천 마리 반달곰들은 열악한 환경에서 고통 받게 된 것이다.

실제로 취재진이 찾은 곰 사육 농가에는 좁은 공간에서 영역 다툼을 하다 다리가 없는 곰과 청소를 하지 않아 배설물을 온 몸에 뒤집어쓰고 있는 곰들이 가득했다. 심지어 상당수 곰이 스트레스로 인해 계속 같은 공간을 왔다 갔다 하거나 한 가지 행동을 반복하는 이상행동을 하고 있었다.

멸종 위기종으로 지정돼 국제적인 보호를 받고 있는 반달곰. 하지만 국내에 살고 있는 천 마리 반달 사육곰들은 2평 철장에 갇혀 고통 받고 있을 뿐이다.

'현장21'에서는 우리나라 사육곰의 실태를 확인하고 대안을 찾아본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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