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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비도 못 말린 유럽인들의 ‘케이팝’ 사랑

권란 기자

입력 : 2011.07.31 17:23|수정 : 2011.07.31 17:27

폴란드 한류팬들의 '플래시몹'


폴란드 바르샤바, 퀴리부인의 나라 정도로 알려져 있는 곳이죠. 그 외에는 그다지 우리와 큰 인연은 없는 곳입니다. 그런데, 이런 폴란드에서 ‘코리아’를 애타게 외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현지 시각으로 어제 오후 3시(우리 시각으로는 밤 10시),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가운데 바르샤바의 가장 번화한 광장 문화과학궁전 앞 광장에 4백 명이 넘는 폴란드인이 모였습니다. 대부분 10~20대의 젊은이들이었습니다. 손에는 다들 무언가 적힌 종이판을 들고 있었습니다. 가만히 살펴보니, 우리 가수들의 이름이 가득 적힌 종이판입니다.



이들은 폴란드의 한류 팬들이었습니다. 이들이 모인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한국 가수들의 공연을 폴란드에서도 볼 수 있게 해달라”는 것입니다. 지난 5월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 앞에서 한류 팬들이 깜짝 시위를 벌인 이후, 미국 뉴욕과 LA, 캐나다, 페루와 아르헨티나에 이어 동유럽권의 폴란드로 ‘케이팝 공연 요청 플래시몹’이 잇따르고 있는 것입니다.

폴란드에는 현재 천 명에 달하는 한류 팬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실제로 지난 5월엔 동유럽에서 처음으로 케이팝 경연대회가 열리기도 했습니다. 그 정도로, 한류 열풍이 거센 곳이지요. 이번 플래시몹도 페이스북으로 인원을 모집했는데, 비가 오는 중에도 무려 4백 명이나 모인 것입니다. 이 가운데에는 무려 8시간이나 걸려서 온 팬도 있다는군요.

이들은 광장에 모여 슈퍼주니어, 샤이니, 소녀시대, 미스에이의 노래를 함께 부르고, 춤 경연도 벌였습니다.



심지어 슈퍼주니어의 ‘빅토리 코리아’ 노래에 맞춰 “빅토리 코리아, 한국 사랑해요~”라고 외치는 태극기 카드섹션까지 1시간 정도에 걸쳐 진행했습니다.

지난 4월 프랑스의 한류 팬들이 한국을 찾았고(당시 취재파일 https://news.sbs.co.kr/section_news/news_read.jsp?news_id=N1000900316), 지난 주말 열린 소녀시대 콘서트를 보기 위해 미국 팬들은 2백만 원이 넘는 자비를 들여 한국을 찾기도 했습니다(당시기사 https://news.sbs.co.kr/section_news/news_read.jsp?news_id=N1000956553). 또, 현재 케이팝 커버댄스(케이팝 가수의 노래와 춤을 따라하는 것) 페스티벌 예선이 열리고 있는데, 지금까지 중국, 일본, 동남아, 북미, 유럽에서 올라오는 동영상이 2달 만에 천 개가 넘었습니다(www.coverdance.org).

한류가 이 정도이구나....... 취재를 할 때마다 매번 깜짝깜짝 놀랍니다. 물론, 모든 케이팝이 외국에서도 보편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건 아닙니다. 우리나라를 찾은 프랑스 관광업계 종사자에게 물었더니, “한국 드라마는 본 적이 있지만, 한국 가요는 들어본 적이 없다”며, “일부 매니아가 있을 뿐”이라고 하더군요. 하지만, 대중문화의 변방에 불과했던 우리나라가 대중문화의 ‘자이언트’인 유럽과 미국에까지 뻗어나가고, 한 광고에서처럼 ‘이제는 그들이 우리에게 열광’하게 된 것은 분명 엄청나게 의미 있는 일일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