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당선무효 기로에 선 우건도(61) 충북 충주시장이 또다시 인사비리에 휘말렸다.
충주경찰서는 26일 측근들을 승진시키기 위해 인사규정을 무시하고 근무성적평정 조작을 지시한 혐의(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로 우 시장을 불구속 입건했다.
우 시장이 경찰서를 들락거리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6.2지방선거 이후 1년을 갓 넘긴 현재까지 벌써 3번째이다.
부시장을 지냈던 2008년 7월 중순 담당 직원의 반대를 묵살하고 광고판 설치가 금지된 장소에 수억 원짜리 초대형 전광판을 설치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당선자 신분이었던 지난해 6월 29일 처음 입건될 때만 해도 사정은 느긋했다.
시정 홍보라는 목적이 있었던 만큼 우 시장은 "책임질 일이 있다면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검찰 역시 한 달이 채 되지 않은 같은 해 7월 21일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그러나 이처럼 당당했던 태도는 불과 두 달 만에 꺾이기 시작했다.
6.2지방선거 때 상대 후보를 비방하고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시청과 경찰서를 오가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법정에 서게 됐다.
"비방 및 허위사실 유포 의도가 전혀 없었고 전적으로 사법부에 판단에 맡기겠다"던 우 시장은 올해 1월 30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며 한시름 놓기도 했지만 지난 4월 22일 항소심에서 벌금 700만 원이 떨어지며 갈림길에 섰다.
대법원 선고는 오는 28일로 예정됐다.
더욱이 인사비리로 또다시 입건되는 악재가 되풀이되자 "고사라도 지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웃지 못할 얘기가 나돌 정도로 시청 분위기가 흉흉해지고 있다.
특히 우 시장의 지시로 근무성적평정을 조작한 혐의 등으로 시청 공무원 3명과 도청 공무원 2명이 한꺼번에 입건되면서,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본질적인 쇄신이 필요하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단체장이 교체될 때마다 공무원들이 중립을 지키지 못한 채 줄서기를 하고 있고, 이것이 인사로 반영되는 고질적인 문제가 이번 수사를 통해 드러났기 때문이다.
경찰 수사 결과를 보면 우 시장은 취임 직후인 지난해 7월과 올해 1월 정기인사를 앞두고 측근들을 승진시키기 위해 5-7급 공무원 40여명에 대한 근무성적평정 조작을 지시했고, 이 지시가 실천에 옮겨져 정실인사가 단행됐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인사담당 직원들이 지방선거 때 우 시장의 경쟁자였던 전직 시장의 측근들을 별도로 관리하고 인사 때 불이익을 준 것은 물론 도청 감사계 직원들과 도 의원에게까지 감사 무마 청탁을 하는 등 심각한 비리를 저질렀다는 점이다.
또한 이들은 전직 시장 2명과 현 국회의원에 대한 동향과 시장의 대응방안 등을 작성해 관리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인사비리가 우 시장의 지시로 폭넓게 저질러졌던 만큼 기록 검토를 거쳐 수사 확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그러나 우 시장은 "나는 의견을 말했을 뿐 인사에 개입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어, 향후 법원의 판단이 주목된다.
(충주=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