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총 찬 경찰들이 면도거품 접시를 든 남자 한 명을 못 당하던데?"
최근 영국 일요신문 뉴스오브더월드의 휴대전화 해킹 파문과 관련해 의회 청문회에서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에게 '면도거품 파이'를 던지려다 체포됐던 남성이 자신의 행동을 자랑하는 글을 남겼다고 20일(현지시각) 영국 일간 데일리 메일이 보도했다.
자신을 활동가이자 코미디언이라고 밝힌 조니 마블스(본명 조너선 메이 볼스·26)는 이날 영국 일간 가디언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이런 일을 할 수 없는 자들을 위해 내가 대신 '서커스 시위'에 나섰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권총 찬 경찰들과 몇 안 되는 엑스레이 검색대로는 가방 속에 면도거품 접시를 숨기고 의회 건물 안으로 들어간 남자 1명을 당해낼 수 없었다"고 허술한 의회 보안시스템을 꼬집기도 했다.
마블스는 자신의 얼굴을 가격한 머독의 아내 웬디 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특히 머독의 아내가 자신의 남편이 모욕당하는 것을 막으려고 의자에서 튀어오르면서 상황이 너무 이상하게 변해버렸다"고 밝혔다.
또한 마블스는 전날 열렸던 의회 청문회가 '희극'에 가까웠으며, '이빨 빠진' 청문회 패널 사이를 '약삭빠른' 머독이 미끄러지듯 빠져나갔다고 비판했다.
마블스는 그러나 "80세 노인(머독)을 나는 미워하지 않는다"면서 "다만 머독이 전지전능한 힘을 가진 자가 아니라 그저 우리와 같이 평범한 인간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전날 현장에서 체포됐던 마블스는 밤새 경찰서에 구금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 청문회장에서 면도거품 접시를 들고 머독에게 돌진하기 직전, 자신의 트위터에 '철퍼덕(splat)'이라는 태그와 함께 "지금 내가 하는 행동은 이제껏 했던 일 가운데 가장 나은 일"이라는 메시지를 남긴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유명인이 자신의 반대세력으로부터 파이 공격을 당한 것은 머독이 처음이 아니며 파이 던지기가 1970년대부터 유명인에게 모욕주기 위한 정치적 수단으로 이용돼 왔다고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SM) 등이 소개했다.
CSM은 미국의 언론인 윌리엄 버클리(면도 크림),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코코넛 크림), 정치운동가 미디어 벤저민(일반 크림) 등도 파이를 맞은 경험이 있다며 이같이 분석했다.
1970년대 미 반체제 운동가로 활동하던 애런 케이는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파이를 던질 때는 그 속에 철학을 담아야 한다"면서 "가령, 대상이 나치라면 독일산 초콜릿 케이크를 던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춘천=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