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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지휘라는 또 다른 꿈을 꿉니다"

입력 : 2011.06.23 10:30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 인터뷰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33)은 지난 10년 동안 다양한 모습을 한국 팬에게 보여왔다.

첫 번째는 그의 인간적인 모습이다. 그는 2001년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의 아시아 투어 협연자로 처음 한국 땅을 밟았으나,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게 된 계기는 2005년 방송된 TV 다큐멘터리 '인간극장'을 통해서다.

당시 전쟁고아로 미국에 입양된 어머니의 사연이 방송되면서 어머니에 대한 그의 각별한 사랑이 시청자에게 널리 알려졌다.

이후 그는 '클래식계의 아이돌'이라고 불리는 앙상블 디토의 리더로 실내악의 매력을 알리기 시작했다. 말끔한 외모와 세련된 무대 매너, 그리고 탄탄한 연주력으로 앙상블 디토는 20∼30대 여성팬을 콘서트홀로 불러 모았다.

더불어 그가 연주하는 악기인 비올라도 바이올린과 첼로 중간쯤 되는 악기에서 불황 속에서도 많은 판매량을 기록한 음반의 주인공으로 재조명을 받게 됐다. 그는 미국의 유명 실내악 단체인 링컨센터 체임버 뮤직 소사이어티의 단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그의 다음 모습은 어떨지 궁금했다. 지난 17일 만난 용재 오닐은 뜻밖의 재미난 답변을 내놨다. 지휘를 해보고 싶다는 것.

"20대 때에는 제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테스트하는 시간이었어요. UCLA에서 교편을 잡은 것은 제가 누군가를 가르칠 수 있는지, 마라톤을 하는 것은 긴 거리를 뛰고도 제가 살아남을 수 있는지, 그리고 앙상블 디토는 실내악에서 무엇이 가능한지를 도전해본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30대가 된 지금은 지휘라는 또 다른 꿈을 꾸고 있습니다. 지휘는 이전에는 미처 깨닫지 못했지만 제 안에 항상 있었던 열정 같은 것이에요."

지휘를 공부하고 싶은 이유는 음악에 대한 지식을 더 넓히고 싶어서다. 클래식 음악에는 실내악뿐 아니라 자신을 음악적으로 더 성장시킬 수 있는 레퍼토리가 많기 때문이다. 그는 그 예로 오페라를 들었다.

"어릴 때 저는 공연 시간만 15시간이 넘는 바그너의 '반지 시리즈'에 완전히 사로잡혔어요. 그래서 조부모님은 제게 '반지 시리즈'의 전체 악보를 구해 주셨고 전 열심히 공부했죠. 자기 전까지도 그 음악을 들었던 기억이 아직도 나네요. 만일 제가 지휘를 할 수 있다면 그건 정말 멋진 경험일 거예요. (웃음)"

이와 함께 그는 앞으로는 개인적인 시간을 좀 더 갖고 싶다고 말했다. 20대 때에는 연주 경력과 일에 중점을 뒀다면, 이제 30대가 된 만큼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도 갖고 싶다는 설명이다. "나이를 한 살 두 살 먹다 보니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가서 그렇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계획은 조금 미뤄야 할 듯하다. 그의 앞에는 많은 연주 일정과 팬들의 관심이 놓여 있기 때문이다.

당장 23일부터 그가 음악감독으로 활동하는 '디토 페스티벌'이 시작된다. 이어 8월에는 독일 북부 지역에서 6차례의 콘서트, 10월에는 그의 여섯 번째 앨범인 '기도'의 리사이틀, 11월에는 기타리스트 무라지 카오리와의 일본 투어가 기다리고 있다.

"제 연주를 들어주고 관심을 두는 분들이 이렇게 계셔서 저는 참 행복한 사람입니다. (웃음)"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