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연예인 만들어 주겠다며 지망생들을 상대로 10억원이 넘는 거액을 받아 챙긴 기획사 대표가 붙잡혔습니다. 피해자는 돈을 마련하려고 사채에 손을 대고, 유흥업소에 발을 들여야 했습니다.
안서현 기자입니다.
<기자>
가수가 꿈인 여대생 김 모 씨는 한달에 60만원이 넘는 이자를 갚아나가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한 연예기획사와 계약하면서 대부업체에서 1500만원을 빌렸기 때문입니다.
[김 모 씨/ 피해자: (아르바이트를) 8시간 동안 하고, 잠을 1~2시간밖에 못 자고 학교가서 또 아르바이트 가고…이런 생활이 반복이에요.]
이 기획사 대표 31살 박 모 씨는 지난해 8월 부터 최근까지 김 씨 같은 연예인 지망생에게 접근해 "가수나 연기자로 데뷔시켜주겠다"며 보증금을 받아 챙겼습니다.
67명으로부터 보증금으로 받은 돈이 10억원을 넘습니다.
박 씨는 대부분 대학생인 피해자들에게 제 2금융권과 대부업체에서 학자금 명목으로 고리 대출을 받아 보증금을 내도록 했습니다.
보증금은 연예인으로 데뷔하거나 6개월이 지나면 다시 돌려주겠다고 약속했지만, 아무도 보증금을 돌려 받지 못했습니다
100명 넘는 연습생 가운데 6명만 걸그룹으로 잠깐 데뷔했다가 두 달 만에 해체했습니다.
피해자 가운데 일부는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학업을 포기하고 유흥업소에 취직했으며 자살까지 시도한 피해자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A 씨/피해자: 저희는 돈도 없고, 계속 빚 독촉 전화가 오니까 진짜 '죽고 싶다'는 생각밖에 안 드는 거예요.]
경찰은 연예인 데뷔에 나쁜 영향을 줄까봐 조사를 받지 않은 피해자들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박현철, 공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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