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30년 넘게 세탁소를 운영하던 70대 노부부가 함께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최근 세탁소에서 일어난 폭발사고로 보상금 문제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입니다.
김수영 기자입니다.
<기자>
정차한 버스 옆으로 갑자기 흰 연기가 뿜어져나옵니다.
지나던 사람들은 황급히 달아나고, 놀란 주변 상인들이 거리로 쏟아져나옵니다.
지난달 17일, 76살 김 모 씨 부부가 운영하는 서울 안암동 세탁소에서 증기보일러가 폭발했습니다.
김 씨 부부는 무사했지만 근처를 지나던 행인이 유리 파편에 맞아 부상을 입었고, 주변에 있던 버스와 인근 가게 유리창이 깨지는 피해가 났습니다.
그런데 사고가 난지 25일이 지난 그제, 세탁소 안 방에서 김 씨 부부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방에선 "나는 현행범이다. 할 말이 없다"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됐습니다.
사고 이후 김 씨 부부는 이렇게 세탁소 문을 닫은 채 피해자 보상문제에 매달렸습니다.
일부 피해자가 요구한 수천만원의 보상금을 마련하지 못해 마음고생이 심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웃 주민: 보상(합의)이 잘 안됐나 봐요. (피해자가) 요구하는 것 만큼…50살까지 치료보장도 해달라고 하고…]
30년 넘게 같은 자리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며 성실하게 살아온 노부부, 이들에게 수천만원의 보상금은 너무나 큰 짐이었습니다.
(영상취재: 박현철, 영상편집: 이용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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