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위인 대학등록금을 낮추는데는 국가 지원도 중요하지만 대학 스스로 등록금 의존도를 줄이고, 등록금 수준을 인하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아울러 정부는 대학설립 등록제 이후 무분별하게 늘어난 대학들을 구조조정해 부실대학을 퇴출하고, 대학 재정 운영의 투명성에 대한 철저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같은 맥락에서 10일 감사원이 대학에 대한 대규모 감사를 벌이기로 했다는 발표는 잘하는 대학은 더욱 지원하고, 못하는 대학은 퇴출시키는 긍정적인 효과를 낳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대학 재정수입 73.8%가 등록금..사학비리도 = 4년제 사립대 재정수입 중 등록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6-2009년 4년간 연평균 73.4%에 달해 2004년의 60.9%에 비교해 10.5% 포인트 상승했다. 하지만 대학이 학생을 위해 재투자하는데는 인색했다.
2009년 결산기준으로 전국 149개 4년제 사립대의 누적 적립금은 총 6조9천493억원, 사립 전문대까지 포함하면 9조2천억원이다.
적립금은 건축신축 등을 위한 건축적립금이 46%로 가장 많은 반면 장학 적립금은 8.6%로 매우 낮다.
대학들은 재단 전입금을 쓰는데는 인색한 대신 연간 수백억원씩의 등록금을 적립금으로 이전했고, 적립금을 펀드 등에 투자하면서 손실을 보는 등 학생들의 등록금을 제대로 활용하지 않고 잇속 챙기기에만 쓴다는 지적을 늘 받아왔다.
대교협도 적립금의 일정부분을 등록금 부담 완화에 쓰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교협은 최근 등록금대책 태스크포스(TF)를 구성건축적립금 비율을 줄이고 장학적립금 비율을 높이겠다고 했고, 지난 8일 민주당과의 협의에서 일부 대학은 10%라도 명목등록금을 낮추는 노력을 해볼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대학들이 자체적으로 장학기금을 늘리고, 학생들을 위한 혜택을 늘리는 방안을 모색하는 분위기도 확산될 전망이다.
아울러 교과부가 올해부터 교비회계에서 등록금회계와 적립금 회계를 분리해 공개토록 함에 따라 8월께는 대학들이 적립금을 얼마나 등록금 완화와 장학지원을 위해 쓰는지가 대외적으로 공개된다.
사립대 운영의 비리 척결도 관심사다. 교과부가 지난해 말 펴낸 '사립대학 감사백서'에 따르면 2007년부터 2009년까지 3년간 사립대학 감사에서 각종 비리 등으로 적발된 교직원이 2천명을 넘었다.
비리 유형은 학교재산 유용, 예산 부당 집행, 부적절한 학사관리 등으로 다양했으며, 특별채용을 비롯해 교직원 인사 비리도 상당수였다.
교과부가 한나라당 박보환의원에게 제출된 '2010년 사립대 회계 및 종합감사' 자료에도 22개 사립대가 회계감사에서 각종 비위사실이 적발됐고 4년간 2천600억원을 부당한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지적됐다.
◇대학생 200만명..부실대 퇴출 병행해야 = 대학 등록금 부담 경감을 위해서는 부실대학 구조조정과 퇴출도 병행해야한다. 정부가 등록금 완하 정책을 위해 사용하는 돈이 부실대학 연명수단으로 악용되면 안되기 때문이다.
정부가 1996년 대학설립기준을 완화한 후 대학 재적학생수는 1995년 118만명에서 2000년 166만명, 2005년 185만명, 2010년 202만명으로 늘었다. 이에따라 대학진학률은 미국 등 선진국의 40∼50% 수준과 비교해 월등히 높은 80%에 육박한다.
교과부는 취업률ㆍ재학생 충원율ㆍ전임교원 확보율ㆍ교육비 환원율 등이 최하위 수준인 부실대학 23개를 대출제도 이용 제한대학으로 정했고, 이 수를 올해는 50개로 늘릴 예정이다.
이주호 장관은 지난 8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ㆍ사회ㆍ문화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대출 학자금 제한 대학을 총 대학의 15%까지 50개 대학으로 늘려 발표하고 구조조정이 진행중인 13개 대학의 경우 구조조정을 고의로 지연하는 등의 문제가 생기면 대학 폐쇄나 사립재단 해산 등 강경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임시국회에서 관련 법안이 다뤄질지도 관심이다.
현재 국회에 제출된 대학구조조정 법안은 정부가 2009년 12월 제출한 법안과 김선동 의원이 2010년5월 제출한 법안이 있는데 모두 사립대학 해산시 이사장 등이 재산 일부를 처분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이런 법안들은 자칫 악덕 사립대 설립자의 배를 불릴 수 있다는 지적도 있어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