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계 올들어 7조…18개월째 순매수, 조세회피지역 경유 유럽계만 이탈
미국계 투자자들이 한국 증시에 꾸준한 애정을 나타내고 있다.
뭉뚱그려 '외국인 셀(Sell) 코리아'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실제로는 단기투자 성격이 강한 유럽계 자금만 이탈했다.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서 미국계 자금은 올해 1~5월 6조8천812억원을 순매수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7조577억원을 사들였다. 2009년 12월부터 18개월 연속 꼬박꼬박 한국 증시에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이와 달리 유럽계 자금은 대거 이탈했다. 5개월간 영국은 4조4천602억원, 아일랜드는 5천136억원, 독일은 6천661억원어치 한국 주식을 순매도했다.
'외국인' 전체적으로 약 1조5천억원을 순매도했지만, 지역별로는 뚜렷하게 행보가 엇갈린 셈이다.
미국계와 유럽계 자금은 성격이 크게 다르다.
미국계에 분류되는 자금은 연기금·보험, 뮤추얼펀드 등 대규모 장기투자 자금이 중심을 이룬다. 국내 증시에서도 가장 '큰 손'으로 꼽힌다.
유럽계에는 헤지펀드를 비롯해 단기성 펀드가 많다.
네덜란드·룩셈부르크·스위스·영국령 버진아일랜드 등 조세회피지역에 등록한 자금도 대체로 유럽계로 분류된다. 말레이시아(라부안)·케이먼아일랜드까지 6개 조세회피지역 투자자는 올해 1~4월 한국 증시에서 2조원 이상을 회수했다.
신영증권 김세중 이사는 "유럽계 자금에서 상당 부분은 조세회피지역을 거치는 달러 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많다. 단기투자 성향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이런 차별성은 코스피가 중장기적으로는 오를 것이라는 낙관론에 배경이 된다.
장기 투자자금인 미국계 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입되는 한 코스피의 상승 추세는 유효하다는 논리다.
유로존이 재정위기 우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유럽계 자금이 추가로 이탈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비관론으로 돌아서기는 이르다는 것이다.
코스피는 2007년 11월 2,000선을 웃돌고 나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2008년 하반기에는 '리먼 사태'로 한 차례 더 주저앉았다. 모두 미국계 자금이 대거 이탈했던 시기다.
우리투자증권 김병연 연구원은 "장기 하락 국면으로 이어지려면 미국계 자금이 이탈해야 한다. 유럽계 자금은 단기성이 강해 악재가 해소되면 다시 빠르게 유입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