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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변액보험 조사가 위법?" 공정위-금융위 충돌

하대석 기자

입력 : 2011.06.03 23:43

금융위, "독자 조사 하면 과태료 부과 대상" 경고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프리미엄, 리뉴얼 상품 비교 조사에 대해 금융위원회가 제동이 걸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금융위는 최근 공정위에 조사 품목 가운데 변액보험 비교정보 공개를 위한 조사의 경우  보험업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통보했습니다. 그러나 공정위는 조사를 계속하겠다고 맞서고 있어 부처간 충돌로 비화되고 있습니다.

공정위는 지난달 말 소비자단체들과 함께 우유, 소금, 태블릿PC, 소시지, 분유, 주스, 워킹화, 스포츠 의류, 그리고 변액보험 등 9개 상품에 대해 가격과 품질을 비교 분석해 공개한다고 밝혔습니다. 소비자들에게 좋은 상품을 고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입니다. 이중 변액보험은 현재 금융소비자연맹이 공정위와 함께 조사를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금융위원회가 지난 2일 이번 조사에서 변액보험 상품에 대한 조사는 위법 소지가 있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공정위에 보냈습니다. 보험업법상 보험상품 비교 정보를 공개하는 일은 보험협회가 하는 것이 원칙이고, 보험협회 이외 단체가 조사해 공개하려면 보험협회가 운영하는 보험상품공시위원회가 정한 세부 기준 및 절차를 따라서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 현재 공정위와 금융소비자연맹은 보험협회와 사전 협의 없이 독자적으로 조사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이는 보험업법 위반이고 1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 부과 대상이라고는 경고까지 했습니다.

이에 대해 공정위와 공동 조사중인 금융소비자연맹은 "앞으로 보험상품 비교 조사는 보험협회가 정한 기준대로만 하란 말이냐"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조연행 부회장은 "2007년부터 매년 보험상품 선택에 어려움을 겪는 소비자들을 위해 보험상품 비교정보를 공개해왔는데, 금융위는 그 동안 한번도 문제삼지 않다가 이번에 공정위와 함께 하는 것에 대해 보험업계가 반발하자 업계를 대변해 조사를 방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조 부회장은 또 "보험사들의 낸 돈으로 운영되는 사실상 이익단체인 보험협회가 정한 세부 기준과 절차에 따라 조사하라는 것은 소비자의 기준이 아닌 업자들의 기준에 의한 조사로 독립성을 상실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습니다.

한편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조사가 '국가는 소비자에게 제품의 안전성, 품질, 거래 조건 등 정보가 제공되도록 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소비자기본법을 토대로 이뤄지고 있다"며 조사를 중단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금융위는 "보험업법은 특별법이기 때문에 소비자기본법보다 우선 적용돼야 한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국가가 소비자에게 올바른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원칙보다 보험비교정보 공개는 보험협회가 해야 한다는 원칙이 우선한다는 논리입니다. 공정위 관계자는 "법적으로 충돌되는 부분에 대해 법리 검토를 해보고 대응하겠다"고 밝혀 공정위와 금융위의 법리 공방이 어떻게 전개될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사실 보험상품 비교정보를 공개할 때엔 보험협회가 정한 세부기준과 절차에 따라야 한다는 보험업법의 취지는 이 비교정보가 허위 과장광고로 악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그래서 그 동안 한국소비자원과 금융소비자연맹 등에서 독자적으로 보험상품을 비교 조사해 여러 차례 발표해왔지만 금융위는 이번을 제외하고는 한번도 문제를 제기한 적이 없습니다. 때문에 금융위의 이번 조치는 설사 법리상 맞는 것이라 할지라도 보험업법을 악용해 소비자들보다는 보험사들 편에 서서 공정위 조사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어 보입니다.


=== 이하는 금융위가 6월2일 공정위에 조사 중단을 요구하면서 이메일로 보낸 내용입니다.


<공정위의 변액보험 비교공시에 대한 검토> (2011.6.1, 보험과)

1. 개요

* 공정위는 소비자단체에 위탁(예산지원)하여 보험사의 변액 보험상품을 비교 공시할 계획

* 소비자단체의 위탁공시의 근거는 소비자기본법 제 13조 제 2항

2. 검토의견

* 변액보험 비교 공시는 소비자 기본법 적용 대상이 아님.

- 소비자기본법은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 해당 법률이 적용됨을 명시(즉, 소비자기본법은 '일반법'의 지위)

- '보험업법'은 보험계약자의 보호를 위해 보험상품의 비교 공시에 관한 세부내용을 규정

- 특별법우선의 원칙상 변액보험 비교공시는 소비자기본법에 우선하여 보험업법의 적용 대상

*보험협회외의 자가 비교,공시하는 경우 사전 협의 등 필요

- 보험업법상 보험상품의 비교공시는 보험협회가 보험상품공시위원회의 심의의결에 따라 행함을 원칙으로 하되, 보험협회 외의 자도 보험업법에 따라 비교 공시는 가능하나,

- 이 경우, 보험상품공시위원회가 정한 세부기준 및 절차를 따라야 하고, 협회의 비교 공시 내용과 다르거나 일부만을 비교 공시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보험상품공시위원회와의 협의 필요

- 위 사항을 위반한 자에게는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 부과(보험업법 209-3)

3. 향후 계획

* 공정위(또는 위탁받은 소비자단체)가 보험상품공시위원회와 사전 협의 없이 소비자단체를 통해 '변액보험 비교 공시'를 시행하는 것은 위법 소지가 있음

* 공정위가 가격 품질 비교정보 생산사업 추진시 위법 사항이 발생하지 않도록 공정위에 동 내용을 통보할 계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