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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든어택 재계약 난항…DB 권한 '논란'

입력 : 2011.06.01 09:27


국내 1위 1인칭슈팅(FPS) 게임 '서든어택'의 재계약이 난항을 겪으면서 데이터베이스(DB) 다툼으로 비화하고 있다.

퍼블리싱 계약상 게임 DB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는 데다가 비슷한 선례마저 없어 합의점을 찾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재계약 협상 불발 이후 게임DB의 관리 권한을 두고 '서든어택' 개발사인 게임하이와 퍼블리셔인 CJ E&M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게임DB는 게임 사용자의 개인정보와는 별개의 것으로 게임 이용 과정에서 누적된 사용자의 권리를 뜻한다. FPS 게임에서는 게임을 통해 달성한 계급이나 획득한 무기 등의 게임 아이템이 이에 해당한다.

게임DB는 사용자들이 지속적으로 게임을 즐기기 위한 필수 조건이자 게임을 하는 주된 목적이기도 하다. 게임하이와 CJ E&M이 DB를 두고 한 치의 양보 없는 신경전을 벌이는 것도 이 같은 배경 때문이다.

CJ E&M은 게임하이가 퍼블리싱 계약을 6개월가량 연장해주면 DB를 게임하이에 이전할 수 있다는 조건을 제시했다. 뒤집어 해석하면 재계약 불발 시 DB를 넘겨줄 의사가 없음을 우회적으로 내비친 셈이다.

CJ E&M은 "계약 연장만 해준다면 회원들이 혼란스럽지 않도록 정당한 절차하에 DB까지 넘겨줄 것"이라면서 "넥슨과 게임하이도 초유의 사태를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만큼 이를 거절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압박했다.

이에 대해 게임하이는 "게임 플레이를 통해 쌓은 DB는 사용자의 것인 만큼 사용자들에게 귀속돼야 한다"며 "CJ E&M의 일방적인 행동은 사용자들의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서버관리와 함께 운영까지 총괄하는 일반적인 퍼블리싱 관계와 달리 '서든어택'의 서비스 운영은 모두 게임하이가 담당했다"면서 "CJ E&M의 역할은 단지 서버 제공에 국한됐다"고 덧붙였다.

게임 DB는 현재 CJ E&M의 손에 있지만 분쟁의 주도권은 사실상 게임 개발사인 게임하이 측에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FPS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등 타 장르에 비해 아이템 보상이 쉬운 만큼 게임하이가 CJ의 DB를 포기하고 모든 회원에게 아이템을 보상하는 극단적인 안을 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게임하이가 주장하고 있는 원칙이 DB 협상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할 수 있을 만큼 설득력을 지니지 못한다는 점이다.

관련기관의 한 변호사는 "게임DB가 사용자의 소유라는 것은 원론적으로 맞는 말이지만 직접적인 계약당사자가 아닌 만큼 게임하이에 손을 들어줄 수 있는 결정적 근거는 될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07년 FPS게임 '스페셜포스' 재계약을 두고 이와 비슷한 일이 발생한 바 있다.

당시 개발사 드래곤플라이는 '스페셜포스' 독자 서비스 의사를 밝히며 퍼블리셔였던 네오위즈게임사에 결별 의사를 타진했지만 네오위즈 서버에 축적된 DB가 발목을 잡았다.

네오위즈로부터 DB를 받아낼 권리가 없었던 드래곤플라이는 결국 한 달여간의 진통 끝에 네오위즈게임즈와 재계약을 맺으며 상황을 마무리했다.

그러나 이번 '서든어택' 재계약 분쟁은 퍼블리싱 계약 내용도 다르고 게임하이의 모회사인 넥슨까지 이해관계자로 얽혀 있어 당시보다 더욱 복잡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연이은 인수 합병으로 게임사 간 관계가 복잡하게 얽히면서 기존 퍼블리셔와 모회사 간 예상치 못했던 문제들이 불거지고 있다"면서 "이번 분쟁은 앞으로 중요한 선례가 될 것으로 보여 업계의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