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전 서거한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를 모더니스트 풍으로 형상화한 새 동상을 놓고 "파시스트 독재자 베니토 무솔리니처럼 보인다"는 혹평이 쏟아지고 있다고 이탈리아 뉴스통신 안사(ANSA)가 25일 보도했다.
로마에서 가장 큰 기차역인 테르미니역 앞에 세워지고 있는 요한 바오로 2세의 동상을 바라보는 출퇴근 시민들은 노골적으로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으며, 바티칸에서 발행하는 신문에서조차 탐탁치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로마 남부 라티나로 출퇴근하는 컴퓨터 프로그래머 엔리코(42)는 "총탄처럼 뾰족한 머리 모양이 무솔리니를 연상시킨다"고 말했고, 미국인 관광객 샌드라 힐하우스(24)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마치 영화 스타트렉에 나오는 기괴한 피조물처럼 교황을 묘사했다"고 혹평했다.
기차역 미화원인 마리아 콜라셀리(46)는 "동상이 완성되면 노숙자들이 몰려들 것"이라며 "나는 그들이 버리는 맥주병과 쓰레기를 매일 아침 청소하게 될 것"이라고 불만을 털어놨다.
바티칸 일간지 오세르바토레 로마노는 5m 높이인 청동상이 지난 1일 시복(諡福)된 요한 바오로 2세와 닮은 데가 별로 없다고 지적했다.
지아니 알레마노 로마 시장은 새 동상이 도시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에게 당혹스러운 인상을 주게 될 것이므로 뭔가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각계의 압력에 시달리고 있다.
알레마노 시장은 "옛말에 민심은 천심이라고 했다"며 "만약 대중의 부정적인 의견이 우세하다면 조치를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동상은 바티칸 조형물 심의위원회가 스케치를 토대로 검토한 뒤 지난해 건립을 승인한 것으로, 조각가 올리비에로 라이날디가 제작을 맡고 있다.
라이날디는 사람들이 자신의 구상을 오해하고 있다며 "나는 요한 바오로 2세를 닮은 작품을 만들려는 게 아니라 그가 세상 속으로 뛰어들었던 점을 형상화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제네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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