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뉴스

뉴스 > 경제

'2천억 돈벌이' ELW 견제에 증권업계 비상

입력 : 2011.05.20 09:58

고객 유치에 직격탄…"최악엔 수입 70% 축소"


금융감독당국이 '투기판'으로 변질한 주가워런트증권(ELW) 시장을 정화하고자 내놓은 대책에 증권업계가 속앓이를 하고 있다.

7월부터 신규 투자자에게 기본예탁금 1천500만원을 부과하는게 대책안의 골자다.

대부분 파생상품과 달리, ELW에 별다른 진입 장벽이 없다 보니 무분별한 투자를 낳았다는 지적을 반영한 조치다.

'개미들의 무덤'이라는 오명을 벗으려면 강력한 규제로 과열현상을 막아야 한다는 여론이 대세임에도 증권업계로서는 선뜻 동의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연간 2천억원 이상의 수익이 급감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ELW 시장에서 증권업계가 벌어들인 이익은 2천100억원을 웃돈다.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도록 적정 호가를 제시하는 유동성 공급자(LP)의 활동으로 1천67억원을 챙겼다.

ELW 위탁매매 수익은 711억원이었다.

한국거래소는 상장수수료(187억원)와 거래수수료(149억원)로 336억원을 벌었다.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한 2009년에도 2천300억원에 가까운 수익을 올렸다.

LP 수익이 1천789억원에 달했다.

증권사들이 위탁매매로 345억, 거래소는 수수료로 154억원을 거뒀다.

LP 수익은 시장 변동성의 영향을 일부 받지만, 위탁매매 수수료에는 급격히 늘어난 거래량이 고스란히 반영됐다.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2007년 2천757억원에서 2008년 3천846억원, 2009년 8천523억원, 지난해 1조6천374억원으로 커졌다.

2006년 69억원에 불과했던 위탁매매 수익도 2007년 103억원, 2008년 167억원 등으로 급증했다.

이번 대책으로 ELW 거래가 위축될 가능성이 커지자 증권업계 영업에 `적신호'가 켜졌다.

ELW에 투자하려면 1천500만원을 먼저 맡겨야 하는 기본예탁금 규정으로 신규고객 유치에 상당한 타격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ELW 거래계좌 중 잔액이 1천500만원 이상인 계좌는 30% 수준이다.

이 증권사 차기현 파생상품팀장은 "ELW 거래고객의 평균 잔액이 400만~500만원이다. 기본예탁금이 너무 커 투자기반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 극단적으로는 시장이 3분의 1까지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맥쿼리증권 유지은 전무도 "투자자의 위험 선호도나 상품 이해 정도와 상관없이 재산의 유무만으로 투자 기회를 빼앗는 역차별이다"고 반박했다.

다른 외국계 증권사 관계자는 "ELW는 소액으로 비싼 종목에 투자하는 지렛대(레버리지) 기능이 크다. 예탁금 제한을 두면 이 효과가 무력화된다"고 반발했다.

한국거래소도 겉으로는 태연한 척하지만, 속내는 간단치 않다.

익명을 요구한 거래소 관계자는 "시장이 너무 냉각될까 걱정된다. ELW 시장 성장세가 너무 빠르다 보니 규제를 하지 않을 수도 없고 난감하다"고 말했다.

감독 당국은 연내 기존 투자자까지 기본예탁금 적용을 확대할 방침이어서 ELW시장의 '투기 행각'이 얼마나 개선될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