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아파트 짓는 것 보면 하루가 다르게 쑥쑥 올라가지만 도로나 철도 공사는 세월아 네월아 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실제로 도로 공사에 보통 12년 이상 걸린다는데 여기에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었습니다.
김범주 기자입니다.
<기자>
경기도 성남의 자동차 전용도로 공사 현장입니다.
그런데 공사 장비나 인부 하나 없이 휑하니 비어 있습니다.
지난해 겨울 이후 작업이 아예 중단됐기 때문입니다.
[장영순/주민 : 이게 정부 공사라 정부에서 돈 덜 나오면 돈 나온 거 만큼 하고 또 쉬고 그런 것 같아.]
이 곳은 10년 전에 착공했지만, 아직 전체 공기의 40%도 채우지 못한 상황입니다.
성남과 수원을 잇는 지하철 분당선 연장 공사 구간입니다.
계획대로라면 3년 전에 개통 됐어야 하지만, 아직 터파기 공사도 끝내지 못한 곳이 수두룩합니다.
[공사 관계자 : 일단 저희들이 현재 (완공) 목표로는 2013년을 잡고 가고 있는데요.]
일부 지자체의 SOC 공사도 10년 넘게 진행되는 게 보통입니다.
울산의 이 도로는 착공한지 11년이나 됐습니다.
그런데 보시는 것처럼 도로가 중간에 뚝 끊긴 채 공사가 중단돼 있습니다.
12.5킬로미터 구간의 머리와 꼬리 부분을 먼저 만들어 놓고, 도로 중간은 국비 지원을 받아 짓겠다며 버티고 있는 겁니다.
[울산시 관계자 : 국비를 받을 수 있는 여건이 되거든요. 그런 상태에서 굳이 지방비를 투입해 가지고 하기는 좀 그렇지 않습니까.]
선진국은 예산 계획을 먼저 세운 뒤에 SOC 공사를 시작하지만, 유일하게 우리나라만 착공한 뒤에 예산을 책정하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여기 저기 SOC 공사를 벌려 놔서, 실제로 도로 하나 완공하는 데 12년 이상 걸리고 있는 겁니다.
또 SOC 공사를 업적으로 삼으려는 일부 정치인들의 탓도 있습니다.
[신영철/경실련 국책사업감시단장 : 정치인들 입맛에 맞추기 위해서는 무분별하게 어떤 국책사업을 발주하는게 매우 좋거든요. 편하고, 생색도 낼 수 있고.]
그러나 공사가 지연될 수록 예산이 늘어나는데다 시민 불편이 가중될 수 있어 철저한 예산 계획과 감시가 뒷따라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영상취재 : 유동혁, 신동환, 영상편집 : 이정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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