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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리비아 소년, 방향 틀린 '엄마 찾아 삼만리'

우상욱 기자

입력 : 2011.05.13 21:01|수정 : 2011.05.13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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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남미 볼리비아의 한 소년이 교도소에 수감된 엄마를 만나겠다며 트럭에 몰래 올라타서 1000km를 달려갔습니다. 그런데 엄마 있는 곳과 반대 방향이었습니다.

난감해진 이 모자의 사연을 우상욱 기자가 소개하겠습니다.

<기자>

볼리비아 오루로에 사는 10살 와나코는 한 대형트럭에 몰래 올라탔습니다.

형의 학대에 시달리다 마약원료를 운반한 죄로 교도소에 수감된 엄마를 만나겠다며 길을 나선 것입니다. 

[프래클린 와나코/아들: 형이 나를 때리기 때문에 (떠났어요.) (때렸다고요?) 네. (많이?) 네. (무엇으로요?) 케이블이나 채찍으로….]

트럭 밑부분 철제 상자에 숨어 이틀 동안 먹지도 마시지도 않고 밤이면 영하로 떨어지는 추위를 이겨내며 무려 1000km를 달려갔습니다.

문제는 방향이었습니다.

엄마가 있는 코차밤바시가 아니라 정반대편 국경 넘어 칠레 북부의 이키케시로 간 것입니다. 

[로헤르 아토라/트럭 운전수: 국경 세관을 밤 늦게 통과했는데요. 아마도 소년이 그 때 짐칸 방수포 위에 숨었나봐요.]

한 달전 만기 출소해 코차밤바시에 머물고 있던 엄마는 뒤늦게 이런 사실을 알고 오열했습니다. 

[제노비아 와나코/엄마: 너(프래클린)는 아빠와 잘 지낸다고 말했잖니. 어쩌다 그렇게 멀리 갔니? 아들을 못만난다면 나는 살 수가 없어요.]

하지만 마약 전과자인 엄마는 국외로 나갈 수 없는 상황이어서 양국 정부는 모자를 만나게 할 방법을 찾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습니다.

(영상편집: 염석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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