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발 달린 것들 가운데 책상이랑 걸상 빼고는 다 먹는다." 먹을거리 천국인 중국에서 흔히들 하는 농담입니다.
사실 중국 식당이나 야시장을 가보면 상상을 뛰어넘는 다양한 식재료와 독특한 조리법으로 탄생한 음식들을 구경할 수 있습니다. 해물을 주로 하는 광동요리, 깔끔한 맛의 상해요리, 매운 사천요리 등을 대표로 각 지역마다 고유의 특색을 가진 음식들이 즐비합니다.
하지만 음식의 천국이란 명성에 걸맞지 않게 중국에 게는 음식 가지고 가장 장난 많이 치는 나라라는 달갑지 않은 오명이 붙어있는 게 사실입니다.
지난 2009년 공업용 멜라민을 섞어 만든 '멜라민 분유' 파동이 지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지난달에 독성 사료를 먹인 '독돼지' 사건이 벌어진데 이어 중국에서 이번엔 돌멩이를 먹인 닭이 적발됐습니다.
유명 경제학자이자 양심적인 교수인 량센핑이 쓴 [부자 중국, 가난한 중국인] 라는 책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습니다.
개혁 개방 이후, 30년 가까이 두 자리 수 경제성장률을 기록해 오면서 급기야 지난해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중국! 'G2'라는 명성처럼 이제 어느덧 부자 나라가 됐습니다. 그렇지만 안타깝게도 G2의 거품 속에 나라는 부자가 됐을지 몰라도 중국인은 아직도 가난하기만 합니다. 비단 호주머니 사정을 얘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저급한 물질만능, 배금주의 분위기 속에 나만 돈 벌면 남이야 어찌됐건 상관없다는 도덕 불감증이 심각해지면서 중국 사회의 건강성과 정신적 만족감이 크게 훼손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정신적, 복지적인 기준으로는 한없이 가난한 중국인이라는 얘기입니다.
이런 현상은 지하경제 세력들과 이들을 단속해야 할 공직자들 간의 유착을 통해 날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데요, 먹을거리를 가지고 사기를 친 업자들에게도 솜방망이 처벌이 취해지기 십상이고 관리 책임이 있는 당국은 슬며시 빠져나가는 게 관행처럼 돼 버렸습니다. 재발방지를 위한 밀착 조사나 후속 조치는 아예 꿈도 못 꾸는 일이죠.
이번 '돌맹이 닭' 사건이 벌어진 충칭시는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해 높은 대중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보시라이가 이끌고 있습니다.
2007년 충칭시 당서기로 부임한 이후 성매매업소 단속, 조폭 척결 등을 성공리에 수행하면서 내년 18차 당대회에서 공산당 중앙위원회 상무위원 진입을 노리는 보시라이가 불량 먹을 거리에 대해 어떻게 서슬퍼런 칼날을 휘두를지도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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