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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마을에 '떠 있는 묘' 등장…주민들 '시끌'

한상우 기자

입력 : 2011.05.10 20:45|수정 : 2011.05.10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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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10m가 넘는 흙기둥 위에 내 조상의 묘가 덜렁 올라앉아 있다면 기분이 어떠시겠습니까? 한 시골마을에 이런 묘지가 여러기 생겨서 말들이 많습니다.

한상우 기자가 사연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기도 평택시 안중읍 대반리.

200여가구가 사는 조용한 시골 마을에 어느날 갑자기 공중에 우뚝 솟은 이상한 묘가 생겼습니다.

꼭대기에 무덤을 이고 있는 듯한 10m 높이의 흙기둥이 7개나 됩니다.

[호종현/마을 주민: 보는 사람들마다 아 왜 저렇게 해놨나. 고층 빌딩처럼 저 위에 있으니까 성묘도 할 수 없으니까….]

이 땅은 원래 50여기의 묘가 있던 한 종중의 선산이었습니다.

종중은 2년 전에 이 땅을 건설업체에게 팔았고 지난해 8월부터 한옥단지를 짓기 위한 공사가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일부 종중 사람들이 "매각이 불투명하게 진행됐다"며 이장에 반대하고 나섰고, 건설업체는 반대하는 사람들의 선조 묘만 남겨 놓고 공사를 강행했습니다. 

[정 모 씨/이장 반대 종중원: (종중 회장이) 개인들의 서명을 받아서 근거를 가지고 팔았어야 하는데 직권남용입니다. 그런 상황을 건설업체가 모르고 샀겠어요?]

공사가 지연돼 건설업체가 도산하면서 문제는 더 커졌습니다.

마을 한복판에 흉물스런 묘지가 아무런 대책없이 방치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방 어디에도 올라갈 수 있는 길은 없고 흙은 이렇게 계속 무너지고 있어서 비라도 오면 더욱 위험한 상황입니다.

한옥단지가 조성된다고 기뻐했던 주민들은 이제 하루빨리 문제가 해결되기만을 바라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김흥식, 영상편집: 김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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