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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아기 유전병 여부, 착상 전에 알수있다?

입력 : 2011.05.09 11:44|수정 : 2011.05.09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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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유전병이 있다면 같은 병을 가진 아이를 낳게 될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이 때문에 가족들은 큰 고통을 겪을 수 있는데요, 수정란이 착상되기 전에 유전자 진단을 통해 유전병의 대물림을 막을 수 있는 길이 열렸습니다.

아버지와 오빠, 그리고 본인, 집안 대대로 혈우병을 가지고 있는 30대 여성입니다.

혈우병은 혈액을 출혈이 멈추지 않거나 저절로 출혈이 되는 질환으로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인해 생깁니다.

남성에게는 병이 직접 나타나고 여성은 해당염색체를 가진 보인자로서 자녀에게 유전됩니다.

[박 모씨(33세)/혈우병 보인자 : 결혼할 때 남편은 당연히 이해를 해줬어요. 시부모님한테는 비밀로 하고 결혼을 했어요.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었던 사실이 너무 안타깝고 속상했어요.]

평생 약을 먹어야 하는 아버지와 오빠를 보면서 내 아이가 그렇게 사는 것은 막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박 모씨(33세)/혈우병 보인자 : 임신 후 뱃속에 있는 아이의 유전자 검사를 해서 (혈우병 여부를) 알 수 있긴 하지만 만약 아기가 유전질환을 가지고 있다면 안타까운 일이 벌어지는 상황이 되잖아요.]

유전질환이 있는 경우 같은 병을 가진 아기를 출산할 확률은 무려 50%나 됩니다.

매년 우리나라에서 출생하는 신생아 50만 명 가운데 2%인 1만여 명이 이처럼 크고 작은 유전병을 가지고 태어납니다.

유전병은 유전자나 염색체와 같은 유전에 관련된 인자가 원인이기 때문에 치료가 불가능합니다.

때문에 유전병을 가진 부부 가운데 임신 자체를 포기하거나 임신 후 16주 쯤 양수검사를 통해 유전병이 있는 것으로 판정이 되면 유산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강인수 교수/관동의대 제일병원 아이소망센터 : 벌써 아기는 거의 모양도 갖추고 크고 그랬는데 그걸 유산시키게 되는 산모로서의 마음에 아픔이 있을 거고요. (유산 후) 태반이 잘 안 나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태반이 자궁에 단단히 들러붙어 있어서 그것이 잘 떨어지지 않으면 다음 임신에 상당히 지장을 줄 수 있겠죠.]

그런데 최근 '착상전 유전 진단법'이 치명적인 대물림 유전병을 가진 부부들에게 건강한 2세를 출산할 수 있는 희망이 되고 있습니다.

'착상전 유전 진단법'은 시험관 아기 시술과 첨단 유전자 검사기술이 결합된 방법으로 1989년 영국에서 개발됐고, 우리나라에는 1995년에 도입됐습니다.

난자와 정자를 시험관 아기 시술로 수정시킨 뒤에 수정란의 세포 한두 개를 채취해 유전자 검사를 합니다.

검사 결과 돌연변이가 없는 건강한 수정란을 자궁에 넣어 주는 방법으로 유전병을 가진 아기의 임신을 원천 봉쇄할 수 있습니다.

[강인수 교수/관동의대 제일병원 아이소망센터 : 자연임신으로 해서 산전진단을 하는 경우에는 25~50% 정도의 확률로 유산을 시켜야 되는 그런 상황이 생길 수 있는 것인데 착상전 유전진단을 했을 때는 그 비율은 현저하게 낮아져서 유산걱정은 거의 안 해도 되는 그런 장점이 있습니다.]

근력이 떨어지면서 전신의 근육이 서서히 굳어가는 유전질환인 근이영양증 유전자를 갖고 있는 자매입니다.

여자는 유전자만 지닌 보인자로서 남자에게만 발현되는 근이영양증은 12살 무렵엔 보행이 불가능해지고 스무살 무렵엔 거의 누워서 생활하다가 폐나 심장근육까지 마비돼 결국 사망에 이르는 질환입니다.

두 자매는 이 질환으로 남동생 둘을 잃었습니다.

[신선화 (37세)/근이영양증 보인자 : (남동생들이) 다섯 살 때부터 잘 걷지 못하고 근육이 굳어져서 누워서 생활했어요. 호흡기 착용하고 구급차에 실려 간 적도 많아요. 그렇게 지내다 세상을 떠났어요.]

결혼 후 '착상전 유전 진단법'으로 아이를 갖게 됐는데요, 언니는 10년 전 딸 하나, 5년 전에는 아들 쌍둥이를 얻었고 동생은 3개월 전 예쁜 아들의 엄마가 됐습니다.

[신점미 (35세)/근이영양증 보인자 : 후세까지 유전이 안되니까 제일 감사해요. 병이 여기서 딱 끊긴 거니까 그거에 대해서 제일 감사해요.]

[신선화 (37세)/근이영양증 보인자 : 그런 병이 있다는 것조차 모르는 사람이 너무 많아요. 그런 질환이 있다고 죄는 아니잖아요. 이런방법을 이용해서 아기를 출산하면 좋을 것 같아요.]

시험관 아기의 성공률은 일반적으로 30%대로, 관동의대 제일병원이 지금까지 착상 전 유전 진단방법으로 임신부터 출산까지 성공한 확률은 이와 비슷한 34%나 됩니다.

현재 국내에서는 139종의 유전병에 대해 진단이 가능한데 기술의 발전에 따라 진단 가능한 유전병이 점차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