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동창회. 철수가 말합니다. "영희가 참 예뻤어, 공부도 잘했어."
만수가 동의합니다. "맞아, 영희는 달리기도 잘 했어"
하지만, 명수는 영희가 기억나지 않았습니다. "우리 반에 영희란 아이가 있었어?"
과거의 일에 대해 같은 기억을 하거나, 혹은 망각하는 상황, 흔히 있는 일입니다. 이런 기억과 망각을 수학적으로 설명 할 수 있을까?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신창수 교수 연구팀이 '사람의 정신에 관한 수학적 연구'를 통해 사람의 기억과 망각에 관한 조건을 수학 공식으로 설명해, 이를 유럽 학회에 발표했습니다.
사람의 정신에 대한 논리적 접근은 20세기에 사이디스, 프로이트, 융 등이 의식 외에 무의식의 존재를 주장하면서 본격화되기 시작했습니다.
프로이트와 융 이후 많은 연구자들이 사람의 정신을 분석하기 위해 다양한 모델을 사용했고, 1950년대 이후 수학적 접근법에 대한 연구가 많이 발전했습니다. 대부분의 수학적 접근에서는 통계적인 방법을 사용했고, 감각과 지각, 학습, 기억, 사고, 의사 결정, 언어, 동기 부여, 심리 물리학 및 심리 화학 등에 적용 됐습니다.
그러나 수학을 이용해 사람의 정신을 기술하는 것은 사람 심리의 복잡성, 모순 및 불합리성 등으로 인해 불가능하다고 여겨져 왔습니다. 하지만 가장 단순한 경우에 대해 이류 방정식과 평행 우주 이론을 이용하여 사람의 정신을 수학적으로 기술하는 연구가 시도됐고, 그 결과물이 발표됐습니다.
이번 연구의 핵심이 되는 가설은 두 가지. 첫 째는 '사람의 현재 정신 상태는 과거에서 기인 한다'는 정신분석학의 이론입니다.
즉 사람이 길에서 하얀색 강아지를 마주쳤을 때 그 순간의 정신 상태는 그 순간 이전부터 그 사람 의식은 물론 무의식 세계에 기록되어 있는 과거 경험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입니다. 이 때 시간은 과거에서 미래로만 흐르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두 번째는 '평행 우주 이론' 입니다. 양자역학의 기본을 이룬 평행 우주 이론은 고양이 이야기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안이 보이지 않는 작은 방 안에 고양이 한 마리와 50:50의 확률로 시안화물이라는 독극물을 방출하는 양자 역학적 장치가 있다고 가정을 해봅니다. 양자 역학에 따르면 관찰자가 고양이를 보기 전까지는 살아있는 고양이와 죽은 고양이가 공존합니다.
즉, 실제로는 살아있는 고양이의 우주와 죽은 고양이의 우주, 두 개의 우주가 존재하지만 관측에 의해 우리의 우주가 어느 하나로 결정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우주가 관측 시점에서 평행하게 분기하듯, 사람의 정신 상태도 경험이 일어나는 순간마다 분기하게 되는 걸 의미합니다.
정신분석학 이론과 평행 우주 이론을 접목시키면 인간의 순간 정신 상태를 어렵지만 수학공식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헤비사이드 계단 함수(Heaviside Step Function)를 이용하고, 이를 시간 변수에 대해 미분하면 다음과 같이 표현됩니다. 여기서부터는 많이 어렵습니다.

서울대학교 연구팀은 헤비사이드 계단함수로 표현되는 다차원 이류 방정식의 해를 각 개인이 직면한 상황이라 가정했으며, 그 때 유도되는 시간에 대한 미분을 그 상황에 대한 개인의 심리상태라 가정했습니다.
여기서 이 공식을 앞서 언급했던 초등학교 동창생들의 이야기로 접목시켜보겠습니다. 영희에 대한 기억은 사람마다의 각기 다른 과거 경험에 따라 다르게 다음과 같이 표현됩니다.

여기서 t는 시간 변수인데, 이 방정식을 시간 변수 t에 대해 미분했을 때 사람이 어는 순간에 느끼는 기억이 됩니다.

이 공식에 따르면 영희에 대한 기억은 개인의 시간변수와 고유 변수에 따라 사람마다 무한대로 다르게 나타나는데, 그렇다면 철수와 만수는 영희에 대해 비슷한 기억을 하고, 명수는 망각하는 것일까요?
망각이라는 것은 이 방정식에서 시간에 대한 미분 값이 '0' 이 되는 것을 의미 하는데, 이 방정식의 미분 값이 '0' 이 되려면 시간 순서대로 있어야 할 여러 시간 변수들이 혼재 되어 있을 때만 가능합니다.
즉, 시간 순서대로 저장되어 있어야 할 과거 기억이 시간 순서가 파괴 됐을 때 인간은 망각한다는 것입니다.
한편 만수와 철수는 영희에 대한 같은 기억을 갖는 것은 기억의 시간 순서가 비슷하고, 기억 크기를 결정 짓는 고유 변수가 비슷하기 때문으로 설명됩니다.
서울대학교 공과 대학 신창수 교수는 "복잡한 인간의 심리상태를 정확히 수식으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은 현재 상황으로 불가능하지만, 이와 같은 연구가 초석이 되어 더욱 심화 연구가 진행될 경우, 인공지능의 설계, 정신병의 극복, 창조적 활동의 규명 등 다양한 연구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이번 연구의 의미를 부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