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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중국인의 은 싹쓸이 왜?

김석재 기자

입력 : 2011.04.28 09:39|수정 : 2011.04.28 09:39


일본 대지진 이후 방사능 공포가 한창일 당시 중국인들은 너도나도 소금을 사재기했었죠.

소금이 방사능 예방에 좋다는 근거 없는 소문에 휘둘려 소금을 싹쓸이 했다가 나중에 이게 아닌가보다 하고 다시 되팔려는 웃지 못 할 소동이 벌어진 것입니다.

이번에는 중국에서 은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은을 모아두면 돈이 된다는 소문이 돌면서 부터입니다.

베이징의 한 백화점 귀금속 코너의 경우 투자용 은 막대를 팔고 있는데 올 설 연휴 이후 매일 매진이 되고 있다고 합니다.

사장 얘기로는 매일 수백 킬로그램의 은을 들여오는데 아침에 문을 열자마자 다 팔린다면서 하루에 1톤이 팔린 적이 있다고 합니다.

장쑤성에서는 한 투자자가 1킬로그램짜리 은 막대 천 개, 우리 돈 12억 원 어치를 한꺼번에 사가서 매장 직원을 놀라게 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은 투자 열풍이 불면서 은 가격은 크게 오르고 있습니다. 지난해 4월 1그램에 4위안(660원) 하던 은 가격이 올 4월엔 9.8위안(1610원) 정도로 두 배 이상 폭등했습니다.

중국에서 이렇게 은 투자 열풍이 분 이유는 여러 가지로 해석이 됩니다.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이 낮아지고 유럽 재정위기 논란이 계속되면서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심리가 강해졌기 때문입니다.

또 중국인들이 투자대상으로 가장 선호했던 부동산의 경우 당국의 강도 높은 규제정책으로 더 이상 큰 이익을 보기 힘들어진 것도 한 이유입니다.

여기다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금융당국이 잇따라 금리인상에 나서면서 주식시장마저 낙관적이지 않다는 전망이 잇따라 은 투자로 돈이 몰리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제가 만난 투자 전문가는 “인플레이션이 심해지면서 거액의 자금이 상품시장으로 유입되고 있고 그것이 결국 은 가격을 올리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또 역시 안전자산인 금 보다 은이 앞으로 값이 오를 여지가 크다는 점도 매력으로 작용했습니다. 현장에서 만난 한 소비자는 “은 가격이 아직은 싼 편이라 가격 상승폭이 금보다 클 것”이라면서 자신도 몇 킬로그램 정도 사두려고 한다고 말하더군요.

이렇게 은 투자 열풍이 중국 대륙 전역을 휩쓸면서 중국인 큰 손들의 은 싹쓸이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데 언제까지 계속될지는 지켜볼 일입니다.

중국의 은 싹쓸이 열풍과 무관한 것일까요. 뉴욕 시장에서도 은값은 달러 약세 기조가 이어질 거라는 관측 속에 지난 25일 온스당 50달러에 육박하는 초강세였습니다. 올 들어서만 52%나 은값이 오른 겁니다. 금값 상승세보다 높은 겁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은값이 온스당 50달러가 되더라도 그동안의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1980년대 기록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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