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홈페이지에서 체포된 피의자 상대 인기투표
위의 사진에 나오는 여성은 누구일까요? 미국 애리조나주의 한 카운티 교도소에 수감된 여성 피의자입니다. 애리조나주 마리코파(Maricopa) 카운티 경찰 홈페이지에서 주민들이 매일 실시하는 피의자 얼굴 사진 인기투표에서 26일 1위를 차지한 여성입니다.
'Mugshot' 이라는 건 경찰에 체포된 피의자들을 식별하기 위해 얼굴 전면과 측면을 찍은 사진인데 해당 경찰 홈페이지(https://www.mcso.org/Mugshot/Default.aspx)에 가봤더니, 아래와 같은 수감자들 얼굴 사진이 나와 있더군요.
수감자들 얼굴 사진과 이름, 수감된 날짜가 나와 있고 사진 위에는 득표 수가 표시돼 있습니다. 왼쪽에서 두번째 여성 수감자 사진을 클릭했더니 아래와 같이 나왔습니다.
정면과 측면에서 찍은 얼굴 사진과 함께 이름과 생년월일, 키, 몸무게, 머리 색깔, 범죄 혐의 등이 나왔습니다. 바로 그 아래에 있는 'vote'를 클릭하면 이 여성 수감자의 표가 1표 올라가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매일 매일 홈페이지를 방문한 사람들의 투표에 의해 mugshot 인기투표가 진행되고, 가장 많은 표를 받은 사람이 경찰 홈페이지 첫 화면에 떠오르게 됩니다.
범죄자 얼굴사진 인기투표는 마리코파 카운티의 보안관(우리로 치면 경찰서장)인 조 아파이오가 만들어 놓은 것입니다. 자칭 '미국에서 가장 거친 보안관' ( America's toughest sheriff) 이라고 부르는 아파이오 보안관은 "피의자 얼굴사진 인기투표를 통해 사람들이 피의자들의 얼굴을 기억하게 되며, 범죄 예방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조 아파이오 보안관>
아파이오 보안관은 1992년에 마리코파 카운티 보안관으로 선출됐으며, 범죄자들에 대한 거친 대응으로 보수 성향의 주민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고 합니다. 어느 정도냐 하면, 2012년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하는 것도 고려할 정도라고 합니다.
피의자 얼굴 사진(mugshot) 인기투표가 인권 침해라는 논란이 일자, 아파이오 보안관은 경찰 홈페이지에서 인기투표 자체에 대한 찬반 투표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방금 봤더니, 압도적으로 찬성 여론이 높았습니다.
우리나라 같으면 피의자들의 얼굴 사진 공개만으로도 큰 문제가 될 것입니다. 언론보도 방식을 비교하더라도, 한국 언론은 일부 흉악범죄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피의자들의 인권보호 차원에서 얼굴을 공개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만, 미국은 확정판결이 나기 전, 용의자 선상에 오를 때부터 피의자들의 얼굴을 공개하고 있습니다.
우리와는 전혀 다른 미국의 한 단면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취재파일을 다 읽으셨다면, 해당 경찰 홈페이지를 한 번 방문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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