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수수 관련 의혹으로 고발장이 접수돼 검찰 수사를 받던 전직 경찰 간부가 소환조사를 앞두고 '억울하다'며 결백을 주장하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4일 경찰과 유족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후 3시5분께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농가주택에서 도내의 한 경찰서 전직 간부(경정급) 출신 오모(58)씨가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아들(31)이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오씨는 발견되기 1시간여 전인 오후 1시54분께 '아들, 잘살아다오. 아빠는 편히 쉬고 싶다'는 등 내용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아들에게 보냈다.
시신이 발견된 장소에서는 오씨가 A4용지 4장 분량의 유서로 보이는 문건이 담긴 USB메모리가 발견됐다. USB메모리에는 최근 검찰수사를 받아온데 대해 '모함이다. 억울하다'며 결백을 주장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유족은 "(오씨가) 지인에게 사기를 당하고서 대출금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평소 알고 지낸 사업가 A씨로부터 2007년부터 6천여만원을 빌렸다. 그런데도 빚이 줄어들지 않자 2월28일 명예퇴직한 후 퇴직금으로 A씨에게 빌린 돈을 갚았다"며 "사실과 다른 고발내용으로 검찰수사를 받다 부담을 견디지 못해 자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씨는 지난 3월 중순 뇌물수수 의혹과 관련한 고발장이 접수돼 수원지검 안산지청의 수사를 받아왔다. 앞서 경찰도 이와 관련한 의혹이 일어 지난해 경기경찰청에서 오씨를 감찰조사했으나 혐의가 없어 내사종결했다.
수원지검 안산지청 관계자는 "고발장이 접수돼 그동안 오씨와 금전거래를 한 주변인물 4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조사했다"며 "피고발인 조사를 위해 오씨에게 22일 출두하라고 했더니 지방에 갈 일이 있다고 해 25일 나오라고 통보했는데 이런 일이 생겨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오씨가 억울함이 있었다면 서면이나 검찰에 출두해 직접 해명했으면 좋았을 텐데 한편으로 답답하기도 하다"며 "고발장이 접수돼 절차에 따라 수사했을 뿐 과잉수사나 강압수사는 없었다"고 했다.
(안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