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요즘 국내 주식형펀드 투자를 생각하려고 해도 막상 가입하려면 불안해지는 게 사실이다.
투자의 기본은 가장 쌀 때 사서 가장 비쌀 때 파는 것이라는데, 너무 비쌀 때 펀드에 가입하는 것 같아 쉽사리 투자에 나서기 어렵다. 그렇다고 시장을 외면하면 이익을 손에 쥘 기회를 잡을 수 없다. 이 또한 걱정이다.
펀드 전문가들은 이처럼 펀드에 언제 가입해야 할지 선뜻 결정하기 어려워하는 투자자라면 투자시점에 관계없이 안정적인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적립식 펀드로 투자를 시작하라고 조언한다.
◇상승 또는 상승 후 하락 국면, 거치식 우월
물론 매달 일정 금액을 넣는 적립식 투자가 어떤 증시 환경에서나 우월한 펀드 투자방식인 것은 아니다.
증시가 상승 국면에 접어들거나 상승 후 하락하는 포물선 형태로 움직일 때는 한꺼번에 목돈을 넣는 투자방식인 거치식이 적립식보다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
24일 하나대투증권이 시장 국면별로 적립식과 거치식의 투자 효과를 분석해본 결과 코스피 상승 국면의 전반부에 해당하는 2009년 2월에서 올해 2월까지의 수익률은 거치식(45.5%)이 적립식(24.5%)보다 배에 가까운 성과를 거뒀다.
코스피가 상승 후 하락했던 2005년 7월~2009년 2월 동안에도 거치식이 5.7%의 수익률로 적립식(-17.7%)보다 23%포인트가 넘는 초과 수익률을 기록했다.
반면, 2007년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의 하락 후 상승국면(적립식 30.7%, 거치식 4.3%)이나 2005년 7월~2007년 10월의 상승 국면 후반부(적립식 50.6%, 거치식 47.7%)에는 적립식이 거치식 수익률을 앞섰다.
이러한 차이가 발생하는 것은 적립식 펀드의 `코스트 애버리지(Cost Average)' 효과 때문이다.
매달 일정한 금액을 넣는 적립식 투자는 주가가 하락할 때도 사들임으로써 평균 매입 단가가 낮아져 수익이 발생하게 되지만, 주가가 오를 때에는 `역(逆) 코스트 애버리지' 효과로 인해 평균 매입 단가가 높아져 적립식이 거치식보다 불리해지는 것이다.
◇거치식의 한계…투자시점 포착 어려워
이처럼 거치식은 투자 시점을 제대로 맞히면 주가 상승분을 고스란히 얻을 수 있어 적립식보다 높은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누구도 증시의 저점과 고점을 정확하게 알 수 없다는 데 있다.
금융투자협회의 통계를 토대로 국내 투자자들이 펀드에 투자한 지수대를 보면 적립식은 투자자들이 1,300선(9조5천650억원), 1,900선(8조5천659억원), 1,200선(3조9천828억원), 1,700선(3조3천763억원) 등으로 지수대별로 상대적으로 고르게 가입했지만, 거치식은 1,900선(8조4천252억원)이 전체 유입액의 45%에 달할 정도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거치식 투자자들이 주가가 쌀 때 펀드에 가입한 것이 아니라 꼭지에 해당하는 1,900선에 집중적으로 가입한 셈이다.
결과적으로 이들 거치식 펀드 투자자들은 이후 이어진 주가 하락으로 큰 손실을 감수해야 했고, 결국 펀드가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받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아울러 펀드 투자자들의 매매 타이밍을 연구한 대부분 국내외 논문에서도 대체로 개인들이 가입 및 환매 시점을 포착하는 능력이 높지 않다고 분석하고 있다.
개인들이 주가가 높은 수준으로 상승할수록 단기 상승에 민감해지면서 펀드 가입을 서두르고, 하락 시에는 주가 등락에 덜 민감해지면서 환매를 미루기 때문이다.
◇수익·안정성 중시한다면 적립식 매력적
결국, 적립식 투자전략의 의미는 투자 시점을 분산함으로써 부적절한 시기에 투자할 위험을 최대한 줄이는 데 있다.
예를 들어, 투자할 금액 100을 한꺼번에 투자하지 않고 일정 기간으로 나눠 20씩 5번 투자한다면 투자기간 동안 시장이 추가 하락하더라도 향후에 시장이 조금만 올라준다면 목돈을 일시에 투자한 경우보다 양호한 수익률을 낼 가능성이 크다.
실제 하나대투증권의 분석 결과 적립식으로 10년간 장기적으로 투자했을 경우 거치식보다 30%포인트가 넘는 초과 이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대표적인 장기 적립식 투자대상인 연금저축 중에서 10년 이상 운용되고 수탁액이 1천억원이 넘는 3개 대형펀드의 10년간 누적 수익률은 350% 수준으로 코스피보다 100%포인트가 넘는 초과 수익률을 보였다.
하나대투증권 임세찬 펀드담당 연구원은 "적립식과 거치식 중 어느 하나가 항상 좋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수익과 함께 안정성을 중시하는 투자자, 투자경험이 적거나 연령이 낮은 경우, 자금 여력이 크지 않은 경우, 장기로 투자하는 경우에는 적립식이 좋은 투자수단"이라고 말했다.
현대증권 배성진 펀드담당 연구원 역시 "적립식 펀드는 상승 시 더 상승하고, 하락 시 덜 하락하기 때문에 주가지수 수준에 관계없이 안전하게 투자할 수 있는 투자방식"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