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동안이나 장기 집권하면서 '현대판 파라오'로 불리기도 했던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과 관련해 흥미있는 소식이 들어왔습니다.
무바라크 전 대통령(이하 무바라크)이 교도소로 이송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단식 투쟁'을 벌이고 있다는 뉴스입니다. 교도소에 가지 않고 병원에 계속 머물 수 있도록, 일부러 굶어서 자신의 건강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말입니다.
무바라크는 현재 이집트 홍해의 유명 휴양지인 샤름 엘-세이크에 있는 한 병원에서 구금돼 있는 상태입니다. 이미 지난 13일 이집트 검찰이 무바라크에 대해 15일 동안 구속하기로 했습니다만, 하루 전날인 12일에 심장에 문제가 생기는 바람에 교도소로 가지 않고 곧바로 병원에 입원했다고 합니다. 실제로 무바라크의 심장에 이상이 생겼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 보다는 이집트 과도 정부가 무바라크를 끝까지 배려해줬다고 봐야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에 따라 무바라크는 대부분의 구속 기간을 병원에서 편하게 지내게 됐는데, 끝까지 교도소로 가지 않기 위해 식사는 물론 약도 먹지 않는 단식 투쟁을 벌이고 있는 것입니다. 왜냐, 건강이 회복되면 당연히 교도소로 이송돼 수감돼야 하기 때문입니다.
무바라크는 단식 투쟁을 벌이는 한편으로는, 과도 정부를 이끌고 있는 군 최고위원회에 자신이 교도소로 가지않고, 병원에 계속 머물게 해달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외신을 보니, 무바라크는 병원에서 기존의 요리사와 하인들의 수발을 받고 있고, 부인과 며느리들도 매일 면회를 오고 있다고 합니다. 교도소에 수감된 것에 비하면 천국 같은 생활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외신은 또 무바라크가 이미 구속된 자신의 두 아들들인 가말과 알라처럼 되지 않기 위해 병원에 남기를 고집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던 두 아들들이 카이로에 있는 교도소에 수감된 뒤,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한 채 식사도 못하고 잠도 제대로 못자고 있어서인데, 자신도 그렇게 되지 않을까 두려웠나 봅니다.

<황태자로 불렸던 무바라크의 차남 '가말'>
무바라크가 교도소에 가지 않겠다며 '단식 투쟁'까지 벌이고 있습니다만, 식물인간 상태가 되면 모를까 병원에서 끝까지 버티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시민혁명을 이룬 이집트의 국민 여론이 가만 놔둘 수 있을까요?
특히 이집트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 무바라크 전 대통령이 시위대에 발포 명령을 내린 정황도 드러난 상태입니다. 지금까지 집계 결과, 시민 혁명 과정에서 이집트 정부의 유혈 진압으로 민간인 846명이 숨졌고, 부상자는 6천 명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집트의 유력한 일간지인 '알-아흐람'은 무바라크가 시위대를 사살하라고 명령을 내린 혐의가 입증되면 교수형에 처해질 것이라고 보도를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무바라크에 대한 검찰 조사는 최소 6개월 정도가 걸리고, 재판 기간도 1년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최종 결과는 더 두고봐야 할 것 같습니다.
외신 기사를 더 찾아봤더니 이런 소식도 있었습니다. 무바라크가 머물고 있는 홍해 휴양지인 샤름 엘-셰이크 주민들도 무바라크가 하루 빨리 떠나기를 바라고 있다는 것입니다. 무바라크 때문에 주변 경비가 삼엄해지면서 호텔 예약률이 30%나 떨어지는 등 관광 산업이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게 바로 이집트 국민의 민심인 것입니다.
무바라크의 단식 투쟁과 관련해,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일들이 많았습니다. 각종 비리로 교도소에 수감된 유명 정치인들이나, 고위 관료, 기업인들 가운데 병을 이유로 병원으로 옮겨진 경우가 숱했으니까요. 비리를 저지른 고위 인사들이 검찰이나 법원에 나올 때 환자복에 휠체어, 마스크를 쓴 모습들이 생각나실 겁니다.
이 사진은 기억나시는지요?

지난 1995년 전두환 전 대통령이 경찰 병원에 입원해 있다가, 창문을 내다보는 모습이 찍힌 사진입니다.
당시 전두환 전 대통령은 '12.12쿠데타와 5.18유혈 진압, 비자금 사건'으로 구속돼 안양교도소에 수감된 뒤 18일 동안 단식투쟁을 벌였고, 건강이 악화되자 경찰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과거 기사를 찾아봤더니 경찰 병원에 73일 동안이나 입원했던 것으로 나와 있었습니다.
개인적인 상상입니다만, 아마 그동안 교도소에 수감됐다가 건강 악화를 이유로 병원으로 옮겨졌던 여러 고위 인사들도 일부러 밥을 굶어서 자신들의 병을 키우지 않았을까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무바라크 전 대통령의 신병(身柄)이 앞으로 될지를 지켜보는 것도 이집트 사태와 관련한 외신을 흥미있게 볼 수 있는 한 방법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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