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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캘퍼 독주' ELW시장 전문가 개선안

입력 : 2011.04.21 09:18


스캘퍼(초단타 투자자)와 증권사의 검은 거래에 대한 검찰 수사를 계기로 주식워런트증권(ELW) 시장의 왜곡된 시장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는 21일 스캘퍼의 전용회선 사용, 유동성공급자(LP)의 거래구조 과점화, 투자자 보호 등 ELW 시장이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고 건전하게 성장하는 방안을 모색하고자 전문가 의견을 들었다.

전문가들은 증권사와 스캘퍼의 유착을 통한 불공정 시세 조정에 엄격한 제재가 필요하지만 스캘퍼의 존재 자체는 시장 활성화를 위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스캘퍼 전용선 사용 허가, 스캘퍼와 일반 투자자의 ELW 시장 진입 장벽 강화, 유동성공급자(LP) 경쟁 유도 등의 문제에는 이견을 보였다.

업계 전문가들은 스캘퍼의 전용선 사용이 왜곡된 시장구조를 형성하는 요인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개인의 투자 손실이 계속되는 것은 투자자 이해도 부족 때문이므로 투자자 교육기회 확대가 궁극적인 해결책이라는 입장이었다.

일부 학계 전문가, 관계기관 관계자들은 전용선 사용이 가져오는 기회 불균등의 문제를 지적했으나 시세 조정 의도가 있지 않은 이상 불법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일정 자격을 갖춘 사람들만이 ELW 시장에 참여하도록 하고 진입 장벽을 높이고 ELW 상품 구조를 표준화해 개인들이 평가하기 쉽게 하는 방안 등이 제시됐다.

◇스캘퍼 `전용선' 문제 어떻게 봐야하나

▲유지은 맥쿼리 상무 = 스캘퍼의 전용선 이용 때문에 개인투자자가 돈을 잃는 것은 아니다. 스캘퍼는 순간적인 가격 불일치를 이용해 차익을 얻는 것이고 개인 투자자들은 기초자산 가격의 방향을 예측해서 수익을 올리려고 하기 때문에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스캘퍼의 잦은 매매로 실질적인 불편을 겪는 것은 주식거래세를 부담해야 하는 LP다. 전용선 자체도 ELW 시장에만 있는 것이 아니고 주식, 선물 시장에서도 사용하고 있고, 미국 등 국외 거래소에서는 거래 활성화 차원에서 거래량이 많은 고객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차원에서 이해하고 있다.

▲최혁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 스캘퍼의 초단타거래 자체는 문제가 아니지만, 컴퓨터 전산망에서 굉장히 빠르게 접근하는 것은 불공정하다. 전용선을 써서 일반인보다 서버에 조금이라도 빨리 접근해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한다면 기회균등 차원에서 문제가 있다.

▲차기현 우리투자증권 에퀴티 파생운용 부장 = 전용선을 쓰지 않고 스캘퍼와 개인투자자를 한데 묶어 쓰는 것은 육상선수하고 일반인하고 같이 경쟁시키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프로는 프로대로, 개인은 개인대로 경쟁하려고 분리한 것인데 어떤 것이 더 공정한지의 문제는 따져봐야 한다. 빠르게 많이 거래한다고 문제 삼아서는 안 된다. 전용선이 주가조작 등에 연루됐을 때만 불공정 소지가 있다.

▲한국거래소 최중성 증권상품총괄팀 팀장 = 스캘퍼와 개인투자자의 주문 속도차이가 불법이라고 명시된 규정은 없다. 결국엔 법적 판단을 기다려봐야 한다.

◇스캘퍼 규제 필요한가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 허수 주문을 내서 시세 조종을 하거나 증권사와 그밖에 모종의 거래가 있다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야 한다. 홍콩은 이럴 때 제재를 하고 있다.

다만, 남의 주문을 먼저 채가는 부분은 각 나라 제도에 따라 불공정의 기준이 다르므로 불법이라고 단정 짓기 어렵다. 우량 고객을 위한 서비스라고도 볼 수 있다.

▲유 상무 = 누구라도 주가를 조작했다면 처벌받는 건 당연하지만 빠르게 많이 거래한다는 이유로 투자기회를 제한하는 것은 역차별이다. 요즘에는 스캘퍼가 매우 많아져서 스캘퍼 간 경쟁도 치열해졌다. 누가 더 좋은 전략을 쓰고 시장을 잘 파악하느냐에 따라 수익에 차이가 크다. 더 연구해서 능력에 따라 수익이 달라지는 것이라면 문제 될 게 없다.

▲차 부장 = 장내 옵션시장 개설 초기에도 개인투자자와 다른 투자자 간의 격차가 컸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시장 참여자가 다양화됐다. 작년에 나온 개선안을 시행해나가면 점차 스캘퍼 거래 비중이 줄지 않을까 한다. 지금은 과도기다. 거래세 등 인위적인 방안을 도입하면 시장이 위축되고 제 기능을 상실할 가능성이 크다.

◇LP `과점` 문제 해결책은 없나

▲최 교수 = LP의 독점 호가가 투자자에게 불리하다고 할 수는 없다. 시장 조성자의 역할을 해주고 있고, 증권사에서 유사한 상품을 내고 있어서 한 상품에 대해 한 판매사만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LP 간의 경쟁을 북돋는 방향으로 유도해가면 ELW 가격이 낮아지는 효과는 있을 것이다.

▲남 연구위원 = 한 상품에 복수 LP를 뽑아 LP 간 경쟁을 강화하는 방법이 있다. 또 상품을 표준화 하도록 유인을 제공해 투자자들이 상품을 쉽게 비교할 수 있게 할 수도 있다. 만기, 결제일 등 비슷한 유사 상품이 생기면 환전할 때 여러 은행 비교해보고 선택하듯이 LP를 평가하기 쉬워질 것이다.

▲유 상무 = 국내 시장에서 LP 간 경쟁이 치열하다. 국내 ELW 시장의 3배 규모인 홍콩에는 23개 LP가 있는데 국내에는 30개가 넘는다. 개인투자자가 계속 손실만 나게 해서는 LP들이 이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거래소에서 LP 평가를 하고 그 내용을 공개하는 등 여러 장치가 이미 마련돼 있다.

◇투자자보호 방안은

▲엄영호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 = 스캘퍼가 문제가 된다고 해서 냉탕과 온탕을 왔다갔다하면서 규제하는 것이 만사가 아니다. 시장 발전을 하루 이틀 안에 이룰 수 없다. 장기적으로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순기능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하지 나쁜 놈이라는 식으로 몰아가서는 안 된다.

▲남 연구위원 = 장기적으로는 적격 투자자 요건이 강화돼야 한다. 과거 옵션거래 경력이 있는지, 재무위험 감당할 수 있는지 등을 보고 일정한 자격을 갖춘 사람들이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 ELW와 주식 계좌 분리, HTS를 통한 ELW 거래 금지 등의 방안이 논의되고 있지만, 개인들이 소액으로 쉽게 거래하도록 하자는 시장 개설 목적에 어긋나고 기술발전에 역행하는 것으로 보인다.

▲유 상무 = 결국엔 LP가 자율적으로 투자자 교육을 강화하는 것이 답이다. 현대 개인투자자 1인당 평균 400만 원 정도를 ELW에 투자하고 있는데 금액이 아주 크지는 않다 보니 무모하게 뛰어드는 분들도 있다. 이런 부작용을 막으려면 투자교육을 해서 상품 구조를 이해하고 거래를 하도록 해야 한다. LP 입장에서도 이익을 보는 투자자가 생겨야 장기적으로 투자자를 확보하기가 좋다.

개인투자자가 손실을 볼 때는 스캘퍼한테 기회를 뺏겨서라기보다는 상품 구조를 이해 못 했기 때문일 경우가 더 많다. ELW의 가격결정 요인이 여섯 가지나 되고 변동성 등도 예측해야 해서 결정변수를 매번 다 계산하기가 쉽지 않다.

▲차 부장 = 지금은 금융투자협회에서 한 시간 강제 교육을 받고 있는데 교육이 증권사별로 자주, 정기적으로 있어야 한다. 거래소에서도 투자자교육에 좀 더 적극성을 보일 필요가 있다. 일반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ELW 이해를 돕는 책이 나와있다. 그 책 정도만 알아도 상품 구조를 몰라 얻는 불이익은 줄일 수 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