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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미끼' 인도네시아로 유인해 인질 강도

입력 : 2011.04.20 13:24

석방대가 금품 챙겨…피해자 1명은 흉기 폭행당해


일자리를 만들어주겠다며 한국인 2명을 인도네시아로 유인해 납치하고서 돈을 뜯어낸 인질강도단이 현지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에게 수십일 동안 감금돼 있다 풀려난 피해자 가운데 1명은 흉기에 수차례 찔리고 마구 구타당해 지금도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청 외사수사과는 인도네시아에서 한국인을 납치해 풀어주는 대가로 수천만 원을 뜯어낸 혐의로 김모(45)씨 등 한국인 3명과 인도네시아 현지인 3명 등 인질강도 일당 6명이 현지 경찰에 검거됐다고 2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 등은 2월23일 선박항해 전문가 박모(40)씨를 취업시켜주겠다고 유인해 박씨가 자카르타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납치해 손과 발을 묶어 인근 공장에 감금한 혐의다.

3월22일에는 전기기술자인 임모(52)씨도 비슷한 수법으로 같은 장소에 감금한 혐의도 받고 있다.

조사결과 이들은 납치한 2명을 협박하며 국내에 있는 가족에게 전화 통화를 시켜 박씨 가족으로부터 3차례에 걸쳐 2천만 원을 송금받아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임씨에게도 부인에게 전화하도록 했지만 임씨 부인은 남편이 평소와 다르게 자신에게 존댓말을 쓰는 것을 이상하게 여겨 돈을 보내지 않았다.

이들은 대신 임씨가 갖고 있던 신용카드로 800만 원을 인출해 챙겼다.

피해자 가족들은 납치가 의심된다며 3월 말 잇따라 신고했으며 경찰은 일당 중 김씨가 2002년 인도네시아에서 벌어진 한국인 인질 강도살인 사건의 주범이라는 점을 밝혀냈다.

당시 김씨는 공범 2명과 함께 무역업자 3명을 인도네시아에서 납치해 1명을 살해하고 2명을 풀어주고서 도피해 왔으며 공범 2명은 붙잡혀 현지에서 복역하고 송환돼 우리나라에서 각각 무기징역과 징역 3년형을 다시 선고받았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김씨가 이번 사건에 연루돼 있다는 있다는 점을 파악한 경찰은 인도네시아 경찰과 공조 수사를 벌여 8일부터 차례대로 일당을 검거했으며 19일 마지막으로 주범인 김씨를 인도네시아 동부의 자와 지역에서 붙잡았다.

김씨 등은 현지 경찰의 수사망이 좁혀오자 2일 피해자 박씨와 임씨를 자카르타 남쪽의 한 도시에서 풀어줬다.

풀려날 당시 박씨는 타박상을 입은 정도였지만 임씨는 수차례 흉기에 찔리고 온몸을 구타당해 의식이 없다가 지금은 병원 치료를 받고 있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라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범인을 특정해 알려줬더니 현지 경찰이 특별 수사팀을 꾸리는 등 적극적으로 수사를 해 일당을 붙잡았다"며 "한국인 피의자는 현지에서 재판을 받게 되며 형을 마치고 송환되면 다시 수사를 받게 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