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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미혼여성 '아파트 보유 남자' 절대 선호

입력 : 2011.04.16 03:33|수정 : 2011.04.16 08:23

NYT "주택 없는 남성 데이트도 할 수 없다"


"아무리 괜찮은 남성이라도 주택을 보유할 능력이 없으면 결혼은 어렵다"

베이징에 살고 있는 28살의 학사 출신 보험 세일즈맨 왕린은 잘생긴 외모에 3년된 일제 닛산 자동차를 몰고 다니는 꽤 괜찮은 미혼남이지만 최근 한 결혼정보업체에 짝 구하기를 신청했다가 거절당했고, 최근 몇달 동안 선을 봤던 6명의 여자들로부터도 번번이 퇴짜를 맞았다.

변두리의 방 두칸짜리 아파트 한 채를 장만하려해도 15만달러(한화 1억7천만원 상당) 가량이 있어야 하지만 그가 받는 한달 900달러(100만원) 정도의 월급으로는 평생 집을 장만하기란 불가능할 것이라는 게 그 이유였다.

왕린은 "때로는 내가 결혼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며 "'루저'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15일 왕린의 사례를 전하면서 "중국에서 주택이 없는 남성은 데이트도 할 수 없다"며 "2007년 이후 중국 전역의 부동산가격이 140% 급등했고, 베이징은 지난 8년 동안 800%나 폭등하면서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들이 수없이 발생하고 있지만 도시에 사는 젊은 직장인들이 느끼는 패배감은 간과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비자발적 미혼남성의 숫자를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최근 조사에 따르면 70% 이상의 결혼적령기 여성들은 주택을 소유한 전망있는 남자와 인연을 맺기를 바라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중국 결혼.가족 조사협회와 전중국여성협회의 공동 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 여성 가운데 50%가 재정적인 문제를 어떤 조건보다 우선시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과거 결혼상대감의 조건으로 앞순위에 꼽혔던 성격이나 도덕적 선 등은 3위 안에도 들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NYT는 중국남성들에게 결혼은 치열한 경쟁이며 여성들이 대부분 선택권을 쥐고 있다면서, 남아선호로 인해 중국의 남녀 성비격차가 벌어지면서 2020년까지 2천400만명의 남자들이 영구 독신으로 살수 밖에 없다는 통계수치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집없는 남성들이 결혼할 수 있는 길은 점점 좁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중매 컨설턴트인 장얀홍은 "부동산에 대한 집착은 사랑과 결혼의 보편적 의미를 왜곡시키고 있다"며 "여성들은 상대를 고를때 어떤 다른 조건보다 경제적 요소를 더 보고 있고, 이는 사회적으로 좋은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뉴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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