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가를 조금 높게 써서 부동산 거래 계약서를 작성해 주면 내가 한 몇 백 더 주고 집을 사겠습니다."
여러분이 지금 집을 팔려고 합니다. 1세대 1주택자이고 이미 양도세를 비과세 받을 수 있는 조건인 3년보유(서울시와 수도권 버블세븐 포함지역은 2년 거주 요건까지 포함) 요건까지 채우셨습니다. 한 마디로 집 팔아도 세금 낼 필요없다는 겁니다. 그런데 위와 같은 제안을 매수인으로부터 받으셨습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아마 대부분 '은밀한 유혹'에 넘어가 가격을 실제보다 높게 써주는 이른바 'UP 계약서'를 허위로 써주는 경우가 많을 겁니다. 집을 사려는 사람이 다주택자여서 양도세 비과세 요건이 되지 않거나 재건축이나 뉴타운 지역처럼 장기적으로 시간이 지나면 집 값이 지금보다는 더 오를 것이란 기대를 갖고 있는 집을 사는 사람들이 주로 이런 제안을 하곤 합니다. 일단 비싼 가격에 집을 산 것으로 해 놓으면 서류상으로는 나중에 양도차익을 훨씬 줄이거나 생기게 되지 않을 수 있어 세금을 덜 낼 수 있기때문입니다.
물론 공인중개사들은 실거래가를 제대로 신고하지 않을 경우 과태료를 내도록 하는 법이 시행되고 있어서 공인중개사들이 이런 거래에 선뜻 관여하지는 않습니다. 이른바 바지 사장을 내세운 공인중개업소나 무자격 업자들이 은밀한 거래를 대신해 주거나 아니면 거래 당사자들끼리 따로 이면 계약을 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UP 계약서' 뿐이 아닙니다. 집을 사려는 실수요자가 앞으로 3년 보유 등 양도세 비과세 요건을 채울 계획이 있을 경우 집을 살 때 가격을 실제보다 낮게 쓰는 이른바 'Down 계약서'도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집을 사는 사람은 당장 취득세를 적게 낼 수 있고, 양도세 비과세 요건만 채운다면 나중에 양도차익이 더 크게 나온다고 해도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집을 파는 사람의 경우 만약 1세대 1주택자 비과세 요건을 채우지 않았다면 양도세를 적게 낼 수 있는 점이 있습니다. 이런 이유때문에 허위계약서는 통용되고 있고 실제 국세청이 지난 2008년 3월 이후 거래가격이 주변 시세와 현저히 다른 곳 거래자 6만 천 937명을 조사한 결과 만 4천 113명이나 적발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오는 7월 1일부터는 상황이 많이 달라집니다. 1세대 1주택자라도 이런 방식으로 허위계약서를 썼다면 세금폭탄을 맞게 됩니다. 계약일로부터 10년 동안 세금을 추징할 수 있기때문에 안심하고 있다가 어느 날 엄청난 세금을 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다주택자들끼리의 거래에서는 서로의 이익이 충돌해 허위계약서를 쓰는 경우가 줄고 있는데 다주택자와 양도세 비과세 대상 1주택자끼리의 거래에서 허위계약서가 판을 쳐 이를 근절시켜 보겠다는 의도입니다.
만약 허위계약서를 썼다면 세금이 얼마나 나오는 지 예를 들어 볼까요? 업 계약서를 썼다가 국세청에 적발된 A씨의 사례로 설명을 해 보겠습니다. 1세대 1주택자에다 양도세 비과세 요건인 3년보유 2년 거주를 채운 A씨는 서울의 아파트를 팔때 매수인으로부터 계약서를 실제보다 높게 쓰자는 제의를 받았습니다. 매수인이 사례금을 주겠다고 한데다 자신은 손해볼 것이 없을 것 같아서 업 계약서를 썼습니다. 8억원에 거래를 해놓고선 9억 5천만원에 거래를 한 것으로 신고했습니다. A씨의 경우 지금은 적발이 돼도 세금을 내지 않습니다. 과태료만 부과되는데 계약을 공인중개사가 했다면 공인중개사에게 3천 2백만원의 과태료(허위계약금액이 실거래가액의 10~20% 미만일 경우 과태료는 취득세의 1배)가 부과되고 만약 A씨가 직접 계약했다면 A씨가 과태료를 물게 됩니다.
하지만 7월 1일 이후에는 액수가 많이 달라집니다. 우선 과태료는 그대로 부과가 되면서 양도세 비과세 자격이 박탈당해 1세대 1주택자이지만 세금이 추징됩니다. A씨의 경우 과거 2억원에 집을 샀기 때문에 세금을 산출해 보면 1억 3천 5백만원이 됩니다.(양도가액 8억원-취득가액 2억원-필요경비 6백만원-장기보유특별공제 1억4천2백만원 = 과세표준액 4억4천8백94만원/세율 33%). 이럴경우 산출세액 1억3천5백만원과 허위계약금액 차액 1억 5천만원(9억5천만-8억원) 가운데 액수가 적은 것으로 과세가 돼 1억3천5백만원의 세금을 내게 됩니다. 결국 계약서 한 번 잘못 썼다가 한 푼의 세금을 안 내도 되는 A씨가 1억 6천 7백만원(과태료+세금)을 손해보게 되는 상황이 초래되는 겁니다.
이번에 바뀐 법률에 포함된 대상은 1세대 1주택자 뿐 아니라, 8년 동안 자기 땅에서 농사를 지은 땅을 팔 경우 2억원 한도 내에서 양도세를 비과세 해주던 대상도 포함됩니다. 허위계약서를 쓰면 양도세 비과세 자격이 박탈된다는 것입니다.
혹시 이중계약서를 쓰고나서 실제 가격을 적은 계약서를 없애버리면 되지 않겠느냐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적발해 내는 기준이 주변 시세와 다르게 신고된 주택을 조사하는 것이고 금융거래 등을 통해 입증하는 방식이어서 원 계약서가 있냐 없냐는 그리 결정적인 기준이 아니기 때문에 아예 이런 은밀한 유혹에는 응하지 않는 것이 돈 버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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