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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유기농 농부, 원전 사고에 자살

입력 : 2011.03.29 11:34


원자력발전소 사고가 발생한 일본  후쿠시마(福 島)에서 30년간 유기농 농사를 해 오던 60대 농부가 자살했다고 아사히신문이 29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24일 오전 후쿠시마현 스카가와(須賀川)시에서 채소 재배를 해온 남성(64)이 자택 부지에서 목을 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사고 여파로 후쿠시마현산 야채에 '섭취 제한' 조치 내린 다음 날이었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이 남성의 작업일지는 23일까지 작성돼 있었다.

이 남성은 지진 피해 당시 낙담을 하면서도 그동안 기른 양배추 출하에 의욕을 보였던 탓에 유족은 "원자력 발전이 살해한 것"이라고 말했다.

30년 전부터 유기농 재배를 고집해 온 이 남성은 이런 농업에 대한 자부심이 매우컸다.

자신이 만든 부엽토 등으로 토양 개량을 거듭해 왔고 10년 가까이 양배추를 연구해 이 지역에서 자라지 않던 고품질 종까지 생산해 농협서도 인기가 높았다.

현지 초등학교 급식에 쓰이는 양배추 공급도 혼자 맡았다.

유족에 따르면 지진 발생 당일 이 남성이 사는 집과 창고는 모두 파손됐으나 다행히 밭에서 재배하던 약 7천500개의 양배추는 무사했다.

시식도 마치고 수확만 남은 상황이었다.

지난 21일 시금치 등 일부 채소에 대한 '출하 정지' 조처가 내려지자 이 남성은 "양배추를 조금씩이라도 출하하지 않으면.."이라며 창고를 수리했다.

그러다 결국 정부가 23일 양배추에도 '섭취 제한' 지시를 내리자 이 남성은 "후쿠시마 채소는 더는 못 쓰게 됐다"는 말을 남겼다.

이 남성의 차남(35)은 "(아버지는) 지금까지 심혈을 기울여 쌓아 올린 것이 무너져 버린 기분이 드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