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사람들에게 이제 남은 건 쓰레기 더미로 가득찬 폐허뿐입니다.
그래도 살아남은 것에 감사한다며 애써 마음을 추스리는 생존자들을 이성훈 기자가 만났습니다.
아내와 외출했다가 구사일생으로 쓰나미를 피한 다카시나 씨.
나흘 만에 집에 돌아와 농기구 창고부터 정리합니다.
가족 같던 이웃들을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생각에 가슴이 메어지지만, 평생을 살아온 집을 떠날 생각이 없습니다.
[다카시나 : 여기를 떠날 수 없지요. 여기서 70년을 살았는데…]
노모와 함께 집 2층으로 피신했던 오가사와라 씨는 나흘 만에 1층으로 내려와 봤습니다.
거실도 화장실도 온통 폐허가 됐지만 살아 있다는 생각에 감사할 뿐입니다.
[오가사와라 : 물도 안나오고 전기도 안돼서 집 뒤에 넘치는 바닷물에서 볼일을 해결하고 있습니다.]
야마다 씨는 지붕만 남은 집터에서 평생 모은 돈 280만 엔이 든 통장을 찾아내고 오랜만에 얼굴에 화색이 돕니다.
[미우라 : 역시 살아가야 하니까, 생활도 확실하게 해야겠지.]
쓰레기가 범벅이 된 물로 손을 씻는 불편함도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다는 희망으로 이겨냅니다.
살아 남은 이들은 불굴의 의지로 가장 참혹한 재난의 현장을 다시 한번 삶의 터전으로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영상취재 : 박영일, 영상편집 : 김선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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