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전 세계는 아랍권에서 불고 있는 민주화 투쟁에 술렁이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 발생하고 있는 리비아의 내전 상황은 각 국가의 언론들의 초미의 관심 사항입니다. 우리나라의 언론들도 앞 다투어 이 사태에 대해 많은 보도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리비아 사태 같은 중동 사안을 다루는데 있어서 많은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SBS 역시 리비아사태에 대해 연일 '톱뉴스'로 다루고 있습니다. SBS 8시뉴스에서는 2월 21일부터 28일까지 하루도 빼놓지 않고 '톱뉴스로' 다루었습니다. 그리고 다양한 뉴스 아이템들로 구성하였습니다. 21일 2가지, 22일 4가지, 23일 4가지, 24일 4가지, 25일 5가지, 26일 5가지, 27일 6가지, 28일은 4가지 뉴스아이템으로 하루 평균 4 내지 5가지의 뉴스아이템을 내보냈습니다. 이는 국내의 어느 뉴스아이템보다도 과다한 수량입니다. 이들 뉴스 아이템들은 크게 세 가지 범주로 나눠집니다. 첫째는 '리비아 내전 상황'이고, 둘째는 '국제사회의 반응'이며, 셋째는 '우리 교민들의 철수'에 관한 것입니다. 물론 이중에서 보도의 문제는 리비아 상황 자체에 대한 보도에서 많이 나타납니다.
첫째, 리비아 상황 자체에 대한 보도는 이집트 때와는 달리 SBS 자체 특파원이 파견되어 보도한 것이 아니라 주로 외신이나 외국 방송을 근거로 하는 것이어서 '추측보도'가 대부분이라는 점입니다. 주요 뉴스정보원으로는 'Ap통신', 'CNN', 등 서방 통신사나 방송내용들을 활용하였으며, 가끔 Utube'나 '알자지라 방송'도 활용하였습니다. 이들 서방 통신사나 미디어 위주의 활용은 서방의 해석을 따르게 되는 경향을 낳게 됩니다. 2월 21일의 '카다피 출국설' 이 대표적으로 '설'이란 단서를 달았으나 '오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둘째는 리비아 사태를 '카다피 대 시위대', '독재 대 민주', '범죄자 대 시민' '카다피 대 서방체제' 등의 이분법으로 바라보기 있기 때문에, 이번 사태가 리비아내의 여러 종족들간의 이해관계로 인한 내전적 성격의 투쟁이라는 점을 간과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이번 사태는 이전의 튀니지나 이집트 사태와 같은 '독재에 대한 저항'이나 '가난과 궁핍으로 인한 저항'의 성격이 두드러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셋째, 다소 지나칠 정도로 자극적이며 선정적으로 보도하고 있는 점입니다. 앵커와 기자들은 멘트를 통하여 '독재자' '대살육', '피의 금요일', '살육의 땅', '학살' '생지옥' '미친개' 등의 기호들로 리비아 상황을 극단적이고 감정적으로 묘사하고 있어, 언론이 지녀야 하는 냉정함과 신중함을 잃고 있습니다.
리비아사태가 중요한 뉴스가치가 있다 하더라도 8일간 연속적으로 '톱뉴스'로 다룰만한 것이었는가에 대해 신중하게 검토해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중동사안들에 대해 우리 나름의 독자적인 시각 없이 주요 서방 뉴스정보원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과 사안 자체에 대한 냉정한 접근 없이 선정적이고 자극적으로 보도하는 것은 지양해야 할 것입니다.
최근 불어 닥친 중동지역의 사태가 우리나라의 유류비축 및 그로 인한 유가에 영향을 미쳐 경제, 산업 및 일반인들의 생활에까지 엄청난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세계에서 '제3차 오일쇼크'를 경고하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해, 우리 언론들이 과연 이 사태를 주시하고 대비하는 '재난감시기능'을 적절하게 수행하고 있는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됩니다.
지난 2월 27일 SBS 8시 뉴스에서는 ''유흥가 불야성' 사라진다'는 헤드라인으로 유흥가의 네온들이 새벽 2시면 소등이 되고, 아파트나 일부 건물들의 불필요한 전등들이 소등된다고 하며, 공공기관부터 승용차 요일휴무제를 실시한다고 보도하였습니다. 이는 정부가 현재의 에너지 위기 상황을 '주의'로 격상시키면서 내린 조치들이었습니다. 나아가 이같은 조치의 원인이 유류 비축과 유가 상승에 따른 것임도 분명히 했습니다. 그런데 유가상승에 대해서는 SBS 8시뉴스에서 여러 번 이를 예상하는 보도를 내보낸 바 있습니다. 2월22일 '리비아 쇼크. 유가 100달러 돌파'라는 기사로 유가상승이 임박했고, 그로 인한 파장이 닥칠 것임을 예측하였고, 23일 '유가공급. 관세 인하 추진'의 기사로 정부의 '관세인하 대책'을 다루었습니다. 24일은 '제3차 오일쇼크 오는가?'로 경고성 메시지를 다루었고, 나아가 '우리나라 항공업계 등 여러 업계의 비상대책'들을 다루었습니다. 25일 역시 두 가지 뉴스 아이템으로 '유가가 110달러로 상승하여 정부가 에너지 위기 상황 경보를 격상시킬 것을 검토하고 있고, 일반 차량 운전자들이 유료를 아끼기 위해 값싼 주요소를 찾아다니고 있음을 보도하고 있습니다.
이들 기사들의 흐름에서 보면, SBS는 이미 리비아 사태 등 중동 사태로 인해 우리나라의 유류 수급과 그로 인한 유가 상승의 문제들을 이미 예견하고 그에 대한 감시기능을 수행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에도 다소의 아쉬움은 있습니다. SBS 등을 포함함 우리 언론들은 이같은 유가 상승의 문제가 생기면 정부의 대책에 대한 검토나 비판보다는 일반 국민들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제2차 오일쇼크' 때나 작금의 여러 재난 상황들에서 보여 왔던 경향입니다. 일반 국민들에게 희생을 강요하기 전에 정부의 대책들에 대해 면밀하게 분석해야 합니다. 중동사태는 튀니지 사태부터 이미 예견되었던 것인데 정부가 그동안 무슨 대책들을 세웠는가에 대해 비판해야 하고, 일반인들의 에너지소비를 문제시할 것이 아니라 정부나 기업의 에너지소비에 대한 문제를 지적해야 합니다. 일반인들은 평소에도 정부의 에너지 대책을 잘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고위공무원들은 잘 지키지 않고 있습니다. 28일 보도에서와 같이 고위공무원들은 차량요일휴무제조차도 잘 지키지 않고 있습니다. 일반인보다 정부에 대한 감시기능이 강화되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유가상승으로 인한 에너지 수급의 문제는 우리 사회 구성원 전체의 문제일 수 있습니다. 구성원이라면 누구나 이로 인한 불편을 감수하며 희생을 감내해야 합니다. 그러나 현재와 같이 정부의 대책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이나 지적 없이 국민들에게만 일방적으로 주의를 주면서 희생을 강요하는 방식의 보도경향은 바뀌어져야 할 것입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