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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스타, 우리도 해요" 진화하는 노인 일자리

정규진 기자

입력 : 2011.02.27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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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르신들 예전 같으면야 뒷방 신세지만 지금은 다른 시대입니다. 생물학적 나이와는 별개로 왕성하게 활동할 수 있습니다. 인생 이모작, 특히 일도 하고 돈도 벌면 꿩먹고 알먹고, 도랑치고 가재잡는 격입니다.

어르신들의 취업 현장을 정규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기도 시흥의 한 어린이집에선 색다른 무대가 펼쳐졌습니다.

신나는 음악과 대사에 맞춰 인형의 입과 손, 발이 흥겹게 움직입니다.

[나는 낯선 사람을 따라가지 않는다.]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성 교육 인형극을 펼치는 사람들은 모두 예순을 넘겼습니다.

이 '실버 인형극단'은 2008년, 지자체의 노인 일자리 사업으로 창단됐습니다.

평균 나이 예순 아홉, 나이를 잊은 노력으로 인형과 무대 소품까지 모든 것을 직접 제작하는 실력파가 됐습니다.

[정진필(76세)/극단 단장 : 직접 (목소리) 녹음도 했고, 그리고 동작도 하나 하나 다 배워서 지금 저희는 사실 어디 내놔도 손색이 없을 거예요.]

한 달에 10회 정도 어린이집과 노인요양시설에서 공연을 하면서 보람을 느낍니다.

[유이안(7세) : 할머니들이 인형 보여줘서요. 재미있었어요.]

[신명자(67세)/극단 단원 : 자꾸 나이를 먹는데, 건강한 마음과 밝은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느낌이 왔어요.]

박복례 씨는 두 달 동안 커피제조 교육을 받고 '바리스타'가 됐습니다.

하루 여섯 시간, 일주일에 삼일 일하면서 한 달에 4~50만 원 정도를 받습니다. 

10년 만에 갖게 된 일자리, 그것도 전문적 식견을 가져야 한다는데 자부심이 큽니다.

[박복례(65세)/실버 바리스타 : 젊은 분들이 와서 '좋아 보여요' 그러면 더 힘이 나요. 일을 함으로써 시간 맞춰서 나오고 그래서 더 좋아진 것 같아요, 몸이.]

박 씨와 비슷한 연배의 바리스타 12명이 일하면서 이 카페는 동네의 명물이 됐습니다.

[이숙재(50세)/카페 손님 : 정말 부러워요. 저도 저 나이 되면 꼭 하고 싶어요.]

노인들이 공동 운영하는 국수전문점도 문을 열었습니다.

30여 명의 노인이 힘을 모았습니다.

하루 6시간, 주 3일 근무로 일하는 즐거움을 나누고 있습니다.

[이은혜/안양시노인종합복지관 사회복지사 : 어르신들이 스스로 매장을 운영하고 소득을 창출해서 일정하게 정해진 월급이 아니라, (매출에 따라) 그 이상의 월급을 받을 수 있는, 그런 일자리가 많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숲 생태 해설가, 인성 교육 지도처럼 어르신을 위한 일자리는 꾸준히 생겨나고 있습니다.

별다른 경력 없이도 각 지자체에서 실시하는 일정한 교육을 받으면 자격이 주어집니다.

[조남범/한국노인인력개발원장 : 단순 일자리에서 사회적으로 유용하고 가치있는 쪽으로 어르신들이 기여할 수 있도록 저희가 정책적인 유도를.]

특화된 일자리로 인생의 색다른 즐거움과 보람을 맛보는데 나이는 중요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