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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UEP 보고서 불발…'2라운드' 열리나

입력 : 2011.02.24 12:46

정부 '플랜B' 검토..당분간 공방 이어질 듯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의 북한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UEP) 보고서 채택이 불발되면서 6자회담 재개 흐름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북한 UEP 문제에 대한 안보리 차원의 대응이 사실상 무망해지는 흐름 속에서 앞으로 관련국들이 어떻게 대응방향을 잡느냐가 전체적인 회담재개의 밑그림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한.미가 다시 안보리 논의에 시동을 걸며 북한 UEP를 둘러싼 '2라운드' 공방이 재연되고 6자회담 재개 흐름이 지지부진해질 가능성이 있지만 오히려 UEP 논의의 장으로서 6자회담 재개론이 힘을 받을 가능성도 있는 미묘한 흐름이 형성되고 있다.

우선 이번 보고서 채택 무산은 이미 예정된 수순이기는 하지만 중국을 움직여보려는 한.미.일 공동의 외교적 노력이 일정한 한계를 드러낸 케이스가 됐다.

국제사회의 여론을 등에 업고 중국을 설득하고 압박했음에도 중국의 입장은 결과적으로 '요지부동'이었다.

지난달 19일 미.중 정상회담 공동성명을 통해 북한 UEP에 대한 '우려'를 표명해지만 이를 논의하는 무대는 안보리가 아니라 6자회담이 돼야 한다는 입장을 계속 견지했다는 게 외교소식통들의 전언이다.

다만 중국으로서도 상임이사국 5개국(P5) 가운데 미.영.프가 보고서 채택을 지지하고 러시아까지 찬성하는 '포위구도'에 놓여있다는 점에서 상당한 부담감을 느끼게 됐다는 게 당국자들의 지적이다.

이에 대한 미국의 UEP 대응기조는 예상외로 '무덤덤'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미.일 삼각공조를 이끌어온 미국은 23일 안보리 회의에서 보고서 채택을 주장했지만 강도가 그리 높지 않은 "일반적 수준"의 문제제기에 그쳤다는 게 외교소식통들의 설명이다.

당초 미국이 이번 안보리 회의에서 '총대'를 메고 북한 UEP 문제에 대해 강력한 문제제기를 할 것이라던 예상과는 거리가 있었던 셈이다.

이는 오바마 행정부가 현국면에서 북한 UEP 문제를 고리로 중국과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는 것을 경계하려는 측면이 있는데다 날로 악화되고 있는 중동불안 사태에 관심을 빼앗겨 북한 UEP 대응이 후순위로 밀려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문제는 안보리 대응을 적극 추동해온 우리 정부의 입장이다. 6자회담 재개에 앞서 안보리 무대에서 북한 UEP의 성격규정을 하고 가려던 당초의 구상이 헝클어진 셈이다.

안보리 차원의 대응 없이 6자회담 국면으로 넘어갈 경우 '평화적 핵이용'을 주장하는 북한의 협상전술에 이용당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정부의 우려다.

이에 따라 정부는 북한 UEP 문제에 대한 안보리 대응논의에 다시금 시동을 걸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특히 미국과의 협조를 통해 안보리 차원의 대응을 계속 추진한다는 방침 하에 '플랜B'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현재 플랜B를 검토하고 있지만 지금 상태에서 공개하기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고위당국자는 "앞으로 안보리 대응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며 "대북 제재위 보고는 하나의 계기이고 여러 가지 다른 계기를 활용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는 정부가 대북 제재위보다는 안보리 본연의 무대로 직접 끌고 가겠다는 포석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24일 오전 방미길에 오른 것도 북한 UEP 대응방향에 대한 한.미간의 조율이 주된 관전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측은 전날 양제츠 외교부장을 통해 전달받은 중국의 입장을 미국에 전달하며 한.미간에 새로운 전략적 대응방향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안보리를 무대로 한 UEP 대응논의가 탄력을 받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게 외교가의 일반적인 관측이다.

중국의 입장이 단기간에 변화할 가능성이 없는데다 다음달 순회의장국이 중국이어서 '2라운드' 재개의 여건이 조성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도 현 국면에서 어느 정도의 강도와 의지로 북한 UEP 문제에 대응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외교가에서는 한.미가 실제로 북한 UEP를 안보리 무대로 올리기는 쉽지 않다는 점에서 이를 고리로 삼아 중국과 북한을 압박하는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경우 관련국들은 북한 UEP를 놓고 일정한 공방을 주고받으면서 6자회담 재개의 새로운 모멘텀을 모색해보는 '냉각기'를 거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