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주요 20개국)이 19일 올해 첫 재무장관회의에서 세계경제 불균형 해소를 위한 '예시적 가이드라인'의 구성 지표에 합의한 이면에는 한국 정부의 노련한 중재 노력이 있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과 신제윤 재정부 국제업무관리관(차관보) 등 정부 대표단은 이번 파리 회담에서 G20 전(前) 의장국 자격으로 현 의장국인 프랑스의 요청을 받아 막후 중재자 역할을 수행했다.
이번 회의의 핵심 쟁점은 작년 서울 정상회의에서 만들기로 합의했던 예시적 가이드라인에 어떤 경제지표들을 담아낼지에 있었고, 이를 놓고 미국과 중국 간에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가 최대 관심사였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의 중재력은 막바지 대(對)중국 설득과정에서 돋보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가이드라인 구성지표 중 하나로 경상수지를 넣는 데 중국이 강한 거부감을 보이자, 그에 따른 입장차이를 줄일 수 있는 절충안을 우리 대표단이 만들어 중국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대표단은 중국이 싫어하는 경상수지라는 용어를 빼는 대신 무역수지와 이전수지 등을 보조지표로 담자는 중재안을 마련해 18일 저녁 중국 측에 제시한 것이다. 이에 대해 중국은 이 같은 중재안을 받아들고 밤새 고심한 끝에 이튿날인 19일 오전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한국 정부가 프랑스의 'SOS' 요청을 받고 중재자로 활약하게 된 데에는 한국이 미국의 전통적인 우방이면서, 중국의 이웃국가이자 신흥국이라는 이해관계를 공유한 점이 고려된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프랑스의 크리스틴 라가르드 재무장관과 윤증현 장관이 지난해 G20의 의장국과 차기 의장국 주무장관으로서 호흡을 맞추며 친분을 쌓은 것도 프랑스가 자연스럽게 한국 정부에 기대게 된 배경이 됐다.
여기에다 정부가 지난해 G20 의장국으로서 선진국과 신흥개도국 들 사이에서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역할을 해본 경험과, 한국이 전 의장국으로서 G20 논의 진행과정에서 여전히 영향력을 가진 점도 정부가 이번 회의에서 성공적으로 중재활동을 할 수 있었던 배경이 됐다.
재정부 당국자는 "프랑스는 한국이 중국과 '말이 통하는 나라'라는 인식을 갖고 있고, 중국은 한국이 G20 '트로이카' 의장단의 일원으로 G20에 영향력이 있는 것을 고려해 우리 정부에 지지를 요청해왔다"며 "정부는 앞으로도 G20 무대에서 이견을 조율하는 역할을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파리=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