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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증현 장관, G20 막후 중재자로 변신

입력 : 2011.02.19 10:52

라가르드 러시아 재무, 윤 장관에 중재역할 요청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G20(주요 20개국) 전(前) 의장국의 주무 장관 자격으로 현 의장국인 프랑스의 요청을 받아 G20 무대에서 막후 중재자로 변신했다.

세계경제 불균형 해소(글로벌 리밸런싱) 등 주요의제와 관련해 프랑스로부터 중재역할을 요청받은 윤 장관은 중국, 미국, 호주 등의 재무장관과 잇따라 양자회동을 갖고 이견 좁히기에 나서고 있다.

18일(이하 프랑스 현지시각) 기획재정부 G20기획조정단 등에 따르면 윤 장관은 지난 17일 크리스틴 라가르드 프랑스 재무장관을 예방한 자리에서 국제통화제도 개혁과 원자재가격 변동성 완화방안, 세계경제 불균형 해소 등 국가 간 의견대립이 첨예한 쟁점현안을 놓고 사전논의를 진행했다.

라가르드 장관은 이 자리에서 지난해 한국이 보여준 의제설정 능력과 선진국- 신흥국 간 중재능력을 높이 평가하면서 윤 장관에게 이번 파리 G20에서도 적극적인 도움을 요청했다.

회의 전부터 미국, 중국, 유럽, 신흥국들이 주요의제를 놓고 이해득실을 따지며 이견을 노출하자 프랑스가 한국이 지난해 G20 의장국으로서 보여준 중재력을 다시 한번 발휘해달라는 뜻을 전달한 것이다.

프랑스는 의장국으로서 논의를 진전시켜야 하는 상황에서 미국과 중국이 세계경제 불균형 해소를 위한 '예시적 가이드라인'의 구체화 방안 등을 놓고 의견충돌이 여전하자 윤 장관에게 일종의 '해결사' 역할을 부탁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미국의 전통적인 우방이면서, 중국의 이웃국가이자 신흥국이라는 이해관계를 공유한 한국의 위치가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이런 배경에는 윤 장관과 라가르드 장관의 돈독한 '파트너십'이 작용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윤 장관은 국제통화기금(IMF) 쿼터 개혁을 놓고 유럽의 협조가 절실해지자 친분이 있는 라가르드 장관에게 중재를 요청, 합의를 도출한 바 있다.

라가르드 장관은 이날 윤 장관에 중재를 부탁하고서 윤 장관의 이동편의를 위해 센강변에 정박한 자신의 전용보트를 내주는 '파격대우'를 하기도 했다.

라가르드 장관으로부터 새 역할을 부여받은 윤 장관은 18일 오전 일찍부터 셰쉬런 중국 재정부장(장관)을 만나 세계경제 불균형 해소 방안과 관련, "중국이 세계 제2의 경제대국으로서 일정한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으며, 중국은 갖고 있는 시나리오를 설명하며 한국의 지지를 요청했다.

글로벌 불균형 해소를 위한 '예시적 가이드라인'에는 국가부채와 저축률, 민간부채 등 다양한 경제지표가 담길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나 어떤 내용을 최종적으로 담을지를 놓고는 미국 등 선진국과 중국 간에 이견이 있는 상태다.

윤 장관은 한편, 이날 저녁 엘리제궁에서 열린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주최 리셉션에도 참석했다.

리셉션에 배석한 재정부 당국자는 "사르코지 대통령이 환영 연설에서 한국이 지난해 의장국으로서 역할을 잘 수행했다는 언급을 한 것이 인상적이었다"고 전했다.

윤 장관은 리셉션장에서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과도 만나 세계경제 불균형 해소와 관련해 중국과 프랑스의 입장 등을 전하며 회의 개막 직전까지도 막후 정지작업을 이어갔다.

재정부 당국자는 "작년 서울 G20 정상회의와 장·차관회의에서 중재력을 인정받은 한국의 역할이 이번 파리 G20 재무장관 회의를 앞두고 다시 부각되고 있다"며 "쟁점 사안에서 각국간 이견이 조금씩 좁혀지는 가운데 정부가 G20 무대에서 조정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가시적 성과가 나오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리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는 이날 저녁 엘리제궁 마리니 영빈관에서 업무만찬을 시작으로 개막했으며, 19일 오후 코뮈니케 채택을 끝으로 폐막한다.

(파리=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