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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전세난, 고통받는 학생들

정경윤 기자

입력 : 2011.02.16 09:18


얼마 전 후배 대학생들을 만나 요즘 고민이 뭔지 들었습니다. 진로, 학점, 인턴십 그리고 취업... 거기서 거기다 싶던 고민 상담이 어느덧 생활비 문제로 넘어갑니다.

학교 앞에서 자취방 구하는 게 예전같지 않다며 후배들의 한숨도 길어집니다. 몇 주째 전세값이 오른다는 소식은 들었지만, 남의 얘기인줄만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라는 말입니다.

지난해 개강을 앞두고 대학 주변에서 방을 구하지 못했던 학생들을 만나 기사를 쓴 적이 있습니다. 서울시내 곳곳에서 시작된 뉴타운, 재개발 사업으로 새로 생기는 집보다 없어지는 집이 더 많았고, 수요-공급의 균형이 맞지 않다보니 집값이 훌쩍 뛰었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그 집값이 더 올랐습니다. 월세는 지난해 보다 10만 원 정도 올랐고, 전세는 1천만 원에서 1천5백만 원 정도까지 뛰었습니다. 지방 출신 대학생들은 자꾸만 집에 손 벌리기가 미안해진다는 말을 반복합니다.

올해는 전국적으로 전세난이라죠. 상대적으로 집값이 싼 대학가에 직장인이나 신혼부부들까지 몰리다 보니 개강이나 입학을 앞둔 학생들은 자칫 집을 구하지 못할 판입니다. 물론, 신혼부부나 직장인을 탓하는건 아닙니다. 그 정도로 어렵다는 거죠. :)

대학가 앞 20제곱미터 남짓한 풀옵션 원룸의 전세가격은 6, 7천만 원. 그 이하는 반지하로 가야 합니다. 이렇다 보니 학생들은 전세는 이미 포기하고 월세로 돌아서지만, 월세도 보증금 1천만 원에 매달 5, 60만 원씩 내야 합니다. 이 정도 가격이면 제가 4년 전에 알아봤던 역세권 5년 이내 건축된 풀옵션 오피스텔 수준입니다.

이번에도 대학생들을 만나면서 집값이 정말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전 대학시절 친척 집에 얹혀 사느라 집 걱정을 안 했지만, 취업을 하고 독립하면서부터는 집 문제 만큼 해결 안 되는 골칫덩어리가 없더군요.

그런 고민을 20대 초반, 설레는 마음으로 대학생활을 시작해야 할 후배들이 하고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짠했습니다. 후배들의 한숨에, 서울에서 공부하겠다는 자녀들을 위해 열심히 뒷바라지 해온 부모님들의 한숨 소리도 더해지는 듯 했습니다.

외국 유명 대학들은 대부분의 학생들을 기숙사에 수용할 수 있다죠. 먼나라 얘기 같지만 기숙사는 외국 학생들을 유치해야할 기본 조건이라고들 합니다.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 학생들도 많지만, 자꾸 학교 주변에서 먼 곳에 집을 구하러 다니는 학생들에게 기숙사 방 한칸이 얼마나 절실할지 생각해 봅니다.

연일 전세값 상승으로 인한 기사가 나옵니다. 기사에 쓴 것보다, 방송에 나간 것보다 학생과 학부모들의 고통이 심하다는걸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방법이 있다면, 누가 좀 멈춰줬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