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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 폭설현장에 경찰 방패가 등장한 까닭은?

입력 : 2011.02.14 16:13

눈삽 대신 제설도구 '깜짝 변신'..'토끼길' 터주기 안성맞춤


"100년 만의 폭설이 경찰 시위진압용 방패를 훌륭한 제설도구로 바꿔 놓았습니다"

1m가 넘는 폭설이 내린 동해안 지역에서 제설.복구작업이 사흘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경찰의 시위 진압용 방패가 폭설 현장에서 훌륭한 제설도구로 변신,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다.

강원지방경찰청은 지난 12일부터 타시도 상설부대 10개 중대와 도내 전.의경 등 2천여명을 동해안 폭설 지역에 투입, 고립마을 진입로와 통행로 확보를 위한 제설작업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워낙 많은 눈이 내린 폭설 지역이다 보니 제설용 중장비는 물론 눈 삽 등 소형 제설장비조차 구하기 쉽지 않았다.

이때 시위진압 현장에서 주로 볼 수 있었던 높이 106㎝, 폭 51㎝, 무게 4.9㎏의 경찰 방패가 눈 삽을 대신해 깜짝 등장했다.

이 방패의 높이와 폭은 한 사람이 겨우 다닐 수 있는 통행로, 일명 '토끼길'을 내기에는 안성맞춤이어서 고립지역 이동로를 확보하는 훌륭한 제설도구로 깜짝 변신했다.

실제로 지난 13일 동해시 어달동 노인요양시설이 있는 고립 마을의 길을 터주려고 투입된 서울기동대 13중대 소속 전경 50여명이 부족한 눈 삽을 대신해 경찰 방패를 빼들고 눈을 퍼 떠내면서 '토끼길'을 뚫었다.

이를 본 한 경찰관은 "100년만의 폭설이 경찰 방패의 용도를 제설도구로 바꿔 놓았다"며 "경찰 방패가 이렇게 훌륭한 제설도구로 될 수 있다는 것을 이제야 알았다"고 말했다.

이 뿐만 아니라 김치 등 물건을 담아 나를 때 사용되는 플라스틱 상자도 제설현장에서는 훌륭한 제설도구로 변신해 폭설에 갇힌 고립 주민의 생명의 길을 터주는데 한 몫하고 있다.

이와 함께 동해안 폭설 지역 홀몸노인에 대한 경찰관 등의 구조 활동도 눈부시다.

지난 12일 오전 강릉시 강동면 대동리 김모(89) 할머니로부터 집 지붕이 폭설에 주저앉아 갇혔다는 신고를 받은 경찰은 즉시 현장에 출동, 안전하게 김 할머니를 구조하고 제설작업도 도왔다.

또 지난 13일 오전 강릉시 성산면에 사는 박모(75) 할아버지의 집 지붕에 쌓인 눈을 제거했고, 속초시 금호동 홍모(84) 할머니의 집 굴뚝이 폭설에 무너져 연탄보일러 가스가 누출되는 것을 수리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산간 고립마을에 사는 홀몸노인 352명과 수시로 연락망을 유지하고 제설 작업 등 보호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춘천=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