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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평균수명이 늘면서 인생 이모작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니다. 꼭 돈 벌어야 이모작이 아닙니다. 그저 즐기는 일 찾는 것도 이모작입니다. 국내 최초의 '실버오케스트라'를 소개합니다.
화제클릭 이병태 기자입니다.
<기자>
아름다운 선율을 선사하는 연주자들의 표정이 자뭇 진지합니다.
솜씨도 예사롭지 않습니다.
어딘지모르게 원숙해 보이는 이들의 평균나이는 70세.
단원 46명에 관현악기로 구성된 국내 최초의 실버오케스트라입니다.
노인복지관에서 소일하던 이들 가운데 소싯적 음악을 즐겼던 사람들이 의기투합한 결과입니다.
[최유진(62세)/대전실버오케스트라 지휘자 : 처음 우리 총악장님은 탁구 치면서 만났고 현악장을 맡았던 사람은 악기 수집하는 게 취미에요.]
고령의 단원들에게 오케스트라가 결코 녹녹한 일은 아닙니다.
체력이 달리는 게 가장 큰 문제.
[최유진(62세)/대전실버오케스트라 지휘자 : 체력이 안 따라주고 호흡이 달리니까 그래서 한 2시간 하면 힘이 다 빠져요.]
하지만 열정만큼은 젊은 연주자들 못지 않습니다.
회비를 걷어 연습실도 마련했습니다.
[정봉근(63세)/대전실버오케스트라 클라리넷 : 24시간 개방이 돼 있기 때문에 연습실은 파트 별로도 하고 또 전체 연습도 같이 할 수 있고.]
매일 2시간의 파트연습과 주 2~3회씩 갖는 전체연습으로 빡빡한 단원들의 일정.
하지만 이 덕에 따분했던 노년에 생기가 돌기 시작했습니다.
[강남련(70세)/대전실버오케스트라 클라리넷 : 이걸 불고 가면 굉장히 기분이 좋아요. 그리고 내 소리에 내가 심취돼요.]
[민남식(64세)/대전실버오케스트라 테너색소폰 : 건강에도 도움이 됩니다. 제가 74kg 나갔는데 악기를 시작하고 68kg으로 아주 양호해졌습니다.]
최고령 단원은 80세의 바이올리니스트.
마음 맞출 수 있는 친구들이 많아져 감사할 따름입니다.
[김종석(80세)/대전실버오케스트라 바이올린 : 마음이 하나가 된다는 거 왜 그러냐면 우리가 이 박자를 맞추려면 호흡이 맞아야 하거든요.]
이들은 정기연주와 초청연주 등 매주 2번씩의 연주회도 거뜬히 소화해 냅니다.
치매노인들을 위한 위문공연.
매주 거르지 않는 이 연주회는 또래의 노인환자들에게 더없이 좋은 선물입니다.
[정진규/충남대병원 가정의학과장 : 노인치매, 우울증 이런 것들이 있는 분들에게 실제로 음악을 매개로 한 치료를 했을 때 그분들의 증상이 호전된다는 연구 보고들이 아주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봉사에 참여한 단원들의 기쁨은 배가 됩니다.
[이완규(72세)/대전실버오케스트라 색소폰 : 음악으로 노인분들을 즐겁게 해드리니까 한 없이 즐거워요.]
"우울하고 지루한 노년은 가라!"하며 즐거움과 보람을 한꺼번에 잡은 이들에게서 고령사회의 희망을 엿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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